흰색 벽지가 특별한 오염 없이도 시간이 지나며 누렇게 변하는 현상은 크게 다섯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자외선에 의한 황변 현상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 특히 자외선은 벽지의 색소와 종이 성분을 분해하는 화학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를 황변 현상이라고 하는데, 햇빛이 직접 닿지 않는 구석진 곳이라도 반사광이나 실내 조명에 의해 서서히 진행될 수 있습니다.
* 벽지 풀(접착제)의 노후화
벽지를 붙일 때 사용한 풀이 시간이 지나면서 수분이 증발하고 산화되면 노란색이나 갈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 색상이 얇은 흰색 벽지를 뚫고 겉으로 배어 나오면서 벽지 전체가 누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는 풀의 변색이 더 빠르게 일어납니다.
* 공기 중 산소와의 산화 작용
벽지의 주성분인 종이나 합성 수지는 공기 중의 산소와 끊임없이 접촉하며 산화됩니다. 종이 벽지의 경우 나무 성분인 리그닌이 포함되어 있으면 산소와 만나면서 오래된 신문지처럼 누렇게 변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 미세한 실내 오염 물질의 축적
눈에 보이는 큰 얼룩은 없더라도 일상생활 중에 발생하는 미세한 오염물질들이 벽지에 쌓입니다.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유증기(기름 섞인 증기), 난방 기구에서 나오는 미세한 그을음, 미세먼지 등이 흰색 벽지의 미세한 틈새에 흡착되어 시간이 지나면 누런 톤으로 굳어지게 됩니다.
* 벽면 내부의 습기와 결로
벽지 안쪽, 즉 시멘트 벽면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습기나 결로가 벽지를 적셨다 말랐다를 반복하면 종이의 섬유질이 변성됩니다. 이 과정에서 벽지 속에 포함된 성분들이 겉으로 올라오며 얼룩덜룩하게 누런 자국을 남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흰색 벽지라면 피하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노후화 과정입니다. 다음에 벽지를 교체하실 때는 자외선에 강한 코팅이 된 실크 벽지를 선택하거나, 완전히 하얀색보다는 아주 밝은 회색이나 아이보리 톤을 선택하시면 변색을 조금 더 늦게 체감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