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개념의 존재 이유가 궁금합니다.

만약 모든 생명의 가장 주된 목표가 유전자의 생존에 맞추어 진화 설계되어 왔다면, 영생이 훨씬 손실 없는 선택 아닌가요? 왜 죽음이 존재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

  • 반갑습니다, 햄버거님. 이중철 과학기술전문가입니다.

    죽음이 존재하는 이유는, 진화가 '개체의 영생'이 아니라 '번식과 선택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방향으로 작동해 왔기 때문으로 볼 수 있는데요. 즉, 생명은 영원히 한 개체가 사는 것보다, 세대가 바뀌며 다양성이 유지되는 쪽으로 조직되어 있거든요.

    1. 진화의 관점은요?

    자연선택은 주로 번식에 유리한 형질을 남깁니다. 그래서 젊어서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는 특성은 강하게 선택되지만, 번식 이후 늦은 시기에 나타나는 노화나 질병은 선택 압력이 약해지기 쉽답니다.

    쉽게 말해서, 진화는 '오래 사는 개인'보다 '다음 세대로 유전자를 잘 넘기는 개인'에 더 관심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영생이 이론적으로 좋아 보여도, 실제 진화는 그런 방향으로만 설계되지는 않았답니다.

    2. 왜 영생이 아닌가요?

    영생이 모든 경우에 유리한 것은 아니거든요.

    개체가 너무 오래 살면 새로운 유전형이 등장할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자원에 대한 경쟁이 심해지며,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 속도도 느려질 수 있어요.

    또 생물은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어서 성장, 수리, 면역, 번식 사이에 늘 선택을 해야 해요. 따라서, 오래 버티는 몸을 만드는 데 에너지를 더 쓰면, 번식이나 초기 생존이 불리해질 수 있는 것이지요.

    2. 노화와 죽음의 역할은요?

    진화생물학에서는 노화와 죽음을 생명체의 '실수'라기보다, 생명의 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그 결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래된 개체가 줄어들어야 새로운 세대가 들어설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유전적 형질의 다양성이 유지된답니다.

    물론, 이것이 죽음이 개체에게 좋은 일이라는 뜻은 아닌데요. 개체 차원에서는 고통스럽고 비극적일 수도 있지만, 종과 생태계 차원에서는 변화와 재생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현상인 것이지요.

    3. 인간은 예외인가요?

    인간은 의학과 문명 덕분에 자연 그대로의 상태보다 훨씬 오래 살고 있는데요. 그래서 진화가 충분히 다루지 못한 노년의 문제를 크게 겪게 되었고, 그 결과 노화 관련 질병이 두드러져 보이고 있는 것이지요.

    즉, 인간의 긴 수명은 생물학적으로는 상당히 특별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죽음 그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는 죽음을 늦추고, 질병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계속 과학을 발전시킬 수 있답니다.

    정리하자면,

    죽음은 단순한 '왜곡된 결함'이라기보다, 진화가 번식과 다양성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생물학적 결과인데요. 영생은 직관적으로 분명히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진화는 개체의 무한 생존보다 세대의 교체가 가능한 그 연속적인 시스템을 선택해 왔다는 것이지요.

    ※ 질문자님을 포함하여 소중한 분들의 건강, 재산과 안전을 지키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다양한 문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를 포함하여 다양한 토픽에서 활동하는 모든 전문가분들의 아하 지식커뮤니티에서의 답변은 예외 없이 참고 용도로만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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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안녕하세요.

    유전자를 최대한 오래 보존하는 것이 목표라면, 죽지 않는 것이 가장 유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진화생물학에서는 오히려 죽음이 완전한 영생보다 장기적으로 더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우선 진화에는 미리 정해진 목표가 없는데요, 생명체가 유전자를 영원히 보존해야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설계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더 많은 자손을 남긴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어 온 결과이기 때문에, 자연선택은 개체의 영원한 생존보다 생식 성공도를 더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만약 모든 생명체가 늙지 않고 죽지도 않는다면 자원의 고갈이라는 문제를 직면하게 됩니다. 먹이, 물, 서식지와 같은 자원은 제한되어 있는데 죽는 개체가 없다면 새로운 세대가 성장할 공간이 없어지고, 결과적으로 오래 살아남은 개체들이 자원을 독점하게 되고, 새로운 유전적 조합이 등장할 기회가 줄어들어 종 전체의 적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지구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는데요, 기후, 병원체, 먹이 자원, 경쟁 종 등이 계속 바뀌는데, 만약 수백만 년 동안 같은 개체들만 살아간다면 그 개체들이 가진 유전자 조합은 새로운 환경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세대교체가 일어나면 매 세대마다 돌연변이와 유전자 재조합이 발생하여 일부 개체는 변화된 환경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되므로, 개체의 죽음은 종 수준에서 진화와 적응을 가능하게 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자연에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생물학적 영생에 가까운 생물도 존재하는데요, 일부 히드라는 지속적인 줄기세포 활성로 인해 노화 현상이 거의 없으며, 해파리의 경우에도 성체에서 다시 어린 개체 단계로 되돌아갈 수 있어 불멸의 해파리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포식, 질병, 환경 변화로 인해 실제로는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생명체는 노화를 피할 수 있을지라도 외부 요인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진정한 영생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정리하자면, 진화의 관점에서는 개체가 아니라 유전자와 종의 지속적인 적응을 가능하게 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