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 장기 복용에 대해서는 현재까지의 근거상 “일정 기간마다 휴지기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WHO Medical Eligibility Criteria for Contraceptive Use 및 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에서도 특별한 금기나 부작용이 없다면 수년간 지속 복용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생리량 감소는 매우 흔한 약리적 효과입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이 자궁내막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에 출혈량이 줄거나 소량으로 변하는 것이 정상적인 반응이며, 병적인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빈혈 예방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단, 완전한 무월경 상태가 지속되더라도 임상적으로 문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휴지기 필요성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몸을 쉬게 한다”는 개념으로 권장되던 시기가 있었으나 현재는 근거 부족으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단 시 배란이 재개되면서 피임 효과가 사라지고, 생리통이나 출혈량이 다시 증가할 수 있습니다.
불임과의 연관성은 명확히 부정되어 있습니다. 경구피임약은 난소 기능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것이지 영구적인 손상을 주지 않으며, 복용 중단 후 대부분 수주에서 수개월 내 정상 배란이 회복됩니다. 장기 복용이 향후 임신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정리하면, 현재처럼 부작용 없이 잘 맞고 있다면 3년에서 4년 추가 복용도 의학적으로 큰 문제는 없으며, 의도적인 휴지기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혈전 위험 인자(흡연, 비만, 가족력) 변화, 두통 양상 변화, 고혈압 발생, 비정상적 출혈 패턴 변화 등이 있을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