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에서 구미호는 왜 굳이 인간이 되려고 한 것인가요?
전설의 고향 등 구미호와 관련된 전설을 보면 인간이 되고 싶어 어떤 인간과 계약을 했는데 꼭 그 인간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결국 인간이 되지 못하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구미호 입장에서 꼭 인간이 되고 싶은 이유는 알지 못하였습니다. 피와 생육을 먹는 것만 빼면 모든 면에서 인간보다 유리한데 꼭 생명도 짧은 인간으로 되고 싶은 이유가 어느 설화에 남아 있나요?
안녕하세요. 신현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우선 이런 민간설화 이야기는 인간에 의해 쓰여지고 전해내려오기 때문에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이 적용되어있다는 것이 전제가 되있는 것 같습니다.
구미호는 한국 신화에서 여우의 형태를 띄는 괴물로 묘사되는데. 구미호가 인간이 되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구미호는 인간에게서 나오는 간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인간이 되어 간을 먹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 배신을 경험하며 유유히 사라지기 위해 인간이 되려고 하는 존재입니다.
이런 구미호가 인간이 되고 싶은 이유는 우선 구미호라는 태생 자체가 반은 인간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또한 반인반수로서의 구미호는 결국 불완전한 존재이며 심성은 여우보다는 인간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구미호가 전해지늰 사회상으로 볼때 조선시대에서 구미호의 존재는 사회의 차별적 시선이 담겨있는 행태를 상징하는 존재로 쓰였을 수 있는 것입니다. 구미호는 인간(양반)이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배신당해 인간이 될 수 없었다는 것으로 풍자하는 주제가 들어가 있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