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국에서 우는 소년/소녀 그림이 왜 인기가 있었나요?
어느 화가가 우는 소년/소녀 그림을 여러개 그렸었는데 이게 짝퉁(?)으로도 번질 만큼 대단히 인기가 있었다고 알려졌다는 것을 최근에 모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 우는 소년/소녀 그림이 당시 과거 영국에서 왜 인기가 있었던 것인가요?
안녕하세요. 손용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어린 소년 혹은 소녀가 눈물을 흘리면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우는 아이’ 시리즈는 스페인 화가 브루노 아마디오(1911~1981)의 작품들인데 1950년대에 27~28점가량의 비슷한 그림들을 그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후 수많은 복제품들이 대량으로 시중에서 팔렸다고 합니다. 잘 팔리던 그림이 사람들의 특별한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85년 영국의 대중지 <더 선>의 기사 때문인데 당시 9월 4일자 기사에서 <더 선>은 “우는 소년의 불타는 저주”라는 제목으로 “사우스요크셔에 살고 있는 홀 부부의 집에 불이 났는데 놀랍게도 ‘우는 소년’의 그림이 화재의 원인일지 모른다”고 보도했다고 합니다. 서레이에 사는 한 여성은 “그림을 사고 6개월 후에 갑자기 집에 불이 났는데 집에 있던 모든 그림들은 다 불탔는데 ‘우는 소년’ 그림만 무사했다”고 말했는가 하면, 노스요크셔의 한 여성은 “나뿐만 아니라 집에 그림을 건 시누이와 또 한 명의 친구 역시 집에 불이 났다”고 말했다고도 했습니다. 시민들이 두려움에 떨기 시작하자 소방당국은 “화재와 그림은 아무런 상관이 없고 발생한 화재는 대부분 전기 누전으로 인한 것이었으며, 조사 결과 그림이 그려진 하드 보드가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였기 때문에 무사할 수 있었다”라며 안심시키려 했습니다. ‘우는 소년’ 그림이 알려지자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럴 듯한 추측과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데 어떤 사람은 아마디오가 관광객들을 상대로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사실은 스페인의 한 시골 마을에 있는 고아원에서 만난 아이들을 소재로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그림을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아원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불에 타 죽은 아이들의 원한이 그림에 깃들었다고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