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처럼 우리나라 역사 소설이 있나요?

삼국지를 좋아해서 몇번씩 반복해서 읽었는데요.

우라나라에도 삼국지같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혹시 있을까요.

삼국지처럼 전체적으로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되 인물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소설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있다면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네.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어요.

    중국에는 『삼국지연의』처럼 한 시대의 역사를 수많은 영웅이 등장하는 하나의 거대한 서사로 만든 작품이 워낙 대표적으로 자리 잡았지만, 우리나라에는 그런 형태의 작품이 여러 시대에 걸쳐 나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취향을 보면 단순한 역사소설보다는 “역사의 큰 흐름 + 수많은 인물 + 전쟁·정치·책략 + 영웅들의 흥망성쇠”를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꽤 좋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제가 특히 추천하고 싶은 순서

    1. 김성한 『이성계』 — 가장 먼저 추천

    조선 건국을 둘러싼 고려 말~조선 초를 다룬 역사소설입니다.

    이성계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인물들이 얽히면서 역사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삼국지의 ‘인물 중심 역사극’ 느낌에 비교적 가깝습니다. 실제로 한국 역사소설에서 김성한의 『이성계』가 역사소설의 대표작으로 거론됩니다. 

    2. 최인호 『해신』

    장보고를 중심으로 통일신라 말~해상무역의 시대를 다룹니다.

    장보고라는 인물이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세력들과 부딪히며 역사의 중심으로 들어가는지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삼국지에서 조조·유비·손권의 세력 다툼을 좋아하셨다면 상당히 재미있게 읽으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3. 김훈 『칼의 노래』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입니다.

    다만 『삼국지』처럼 여러 영웅이 등장하면서 큰 판이 움직이는 스타일은 아니고, 한 영웅의 내면과 전쟁을 깊게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삼국지의 관우·조운·제갈량 같은 인물 자체에 매력을 느끼셨다면 추천합니다. 실제로 『칼의 노래』는 당시 독서조사에서도 기억에 남는 국내 소설로 꼽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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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의외로 딱 맞는 작품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원호 『고려혼』입니다.

    이건 정통 역사문학보다는 역사소설 + 대중소설 쪽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아예 『삼국지』나 일본의 『대망』에 대응하는 ‘고려 영웅’을 만들어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쓴 작품입니다. 당시 소개에서도 고려의 영웅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겠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문학적인 깊이보다 삼국지처럼 재미있게 역사 속 영웅들의 활약을 따라가고 싶다”라면 오히려 이런 작품이 잘 맞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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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조선시대를 좋아하신다면

    박경리 『토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다만 이건 삼국지와는 성격이 상당히 다릅니다.

    『토지』는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여러 인물과 가문의 삶을 따라가는 대하소설·연대기에 가깝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을 인물들의 삶을 통해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그래서

    삼국지 = 영웅들의 역사

    토지 = 사람들의 역사

    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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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제가 권혁준님께 딱 하나만 권한다면

    『삼국지』를 여러 번 읽으셨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는 먼저 고려·조선 건국기를 다룬 역사소설부터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이 시기가 우리 역사에서 삼국지와 가장 비슷한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고려 말 → 이성계 → 최영 → 정몽주 → 정도전 → 이방원 → 조선 건국

    이렇게 가면 등장인물들이 정말 많고,

    * 왕권과 신권

    * 개혁파와 보수파

    * 무장과 문신

    * 충성과 배신

    * 권력투쟁

    * 전쟁

    * 새로운 나라의 건국

    이 한꺼번에 들어옵니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판 삼국지”를 읽는 느낌을 받을 만한 시대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재미있는 건 삼국지처럼 인물마다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것입니다.

    이성계는 영웅인가 반역자인가?

    정몽주는 충신인가 정치적으로 실패한 인물인가?

    정도전은 이상적인 개혁가인가 권력가인가?

    이방원은 냉혹한 살인자인가 뛰어난 정치가인가?

    이런 식으로 읽다 보면 상당히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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