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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홍콩 액션 영화에서 쓰이던 촬영 기법이 궁금합니다.

80-90년대 홍콩 액션 영화를 보면 배우들의 액션 움직임이 현실과는 다르게 절도가 있고 각이 져 보입니다.

외국의 뮤직 비디오 등에 나오는 춤 동작을 봐도 그렇더군요.

그런데, 실제 촬영 현장을 담은 영상 등을 보면 이런 움직임들이 영화나 뮤비에서처럼 그렇게 보이지 않고 현실과 같은 움직이던데, 왜 촬영을 하고 나면 저렇게 다르게 보일까요?

어떤 특수한 촬영 기법을 쓰기 때문인가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1. 언더크랭킹 (Under-cranking) 기법

    ​가장 핵심적인 기범입니다. 보통 영화는 1초에 24프레임(24장의 사진)을 찍어서 보여줍니다. 하지만 홍콩 액션 영화에서는 의도적으로 1초당 21~23프레임 정도로 약간 적게 촬영합니다.

    ​원리: 적은 프레임으로 찍은 영상을 정상 속도(24fps)로 재생하면, 실제 움직임보다 약 10~15% 정도 빠르게 보입니다.

    ​효과: 이 미세한 속도 차이가 액션에 '타격감'과 '긴박감'을 더해줍니다. 배우가 주먹을 휘두르는 궤적 중 1~2프레임이 비게 되면서, 우리 눈에는 동작이 뚝뚝 끊기듯 절도 있게(각지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2. 셔터 스피드 조절 (셔터 앵글 좁히기)

    ​움직임이 '각져 보이는' 결정적인 이유는 '모션 블러(잔상)'의 제거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촬영: 움직이는 물체를 찍으면 약간의 잔상이 남아서 부드럽게 보입니다.

    ​액션 영화 기법: 셔터 스피드를 아주 빠르게 설정하여 잔상을 강제로 없앱니다. (전문 용어로 셔터 앵글을 180도보다 좁게 가져갑니다.)

    ​효과: 잔상이 사라지면 움직임 하나하나가 사진처럼 선명하게 끊어져 보입니다. 마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처럼 동작의 시작과 끝이 명확해지기 때문에 더 절도 있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3. 편집에서의 '프레임 삭제' (Frame Cutting)

    ​촬영 후 편집 단계에서 인위적으로 프레임을 골라내는 기법입니다.

    ​효과: 주먹을 내지르기 직전의 예비 동작 프레임을 1~2개 삭제하면, 주먹이 순식간에 상대의 얼굴에 닿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리 법칙을 살짝 비트는 이 편집 기술이 '전광석화' 같은 액션을 완성합니다.

    ​왜 현장 영상(메이킹 필름)은 다르게 보일까요?

    ​질문하신 대로 촬영 현장을 담은 영상은 우리가 흔히 쓰는 **스마트폰이나 캠코더(30fps 또는 60fps)**로 찍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 영상은 프레임 수가 많고 잔상이 그대로 남기 때문에 우리가 눈으로 보는 '현실적인 움직임'으로 기록됩니다.

    ​반면 영화용 카메라는 위의 기법들을 적용해 **'가공된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결과물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법들은 성룡, 이연걸, 견자단 같은 배우들의 뛰어난 무술 실력과 결합하여 홍콩 영화 특유의 에너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최근에는 할리우드 영화나 파워풀한 안무가 담긴 뮤직비디오에서도 강렬한 느낌을 주기 위해 자주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