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핵이 터질대는 왜 동심원을 기준으로 동일한 힘이 받아야하나요?

핵을 터질때 원형의 핵이 동일한 힘이 한번에 주어져야한다고 오펜하이머를 보고 알았는데요.

왜 힘이 동일하게 주어져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영화에서 보신 그 장면은 내폭형 핵폭탄의 핵심 원리를 보여주는 부분이에요. 가운데 있는 플루토늄 구를 사방에서 동시에 압축해야 하는데, 이게 왜 그렇게 까다로운지 풀어볼게요.

    핵분열이 일어나려면 플루토늄이 임계질량을 넘어야 해요. 임계질량은 중성자가 빠져나가지 않고 연쇄 반응을 일으킬 만큼 충분히 밀집된 상태를 말해요. 평소의 플루토늄은 밀도가 낮아 중성자가 그냥 바깥으로 새어나가는데, 강한 압력으로 짓누르면 원자들이 빽빽해지면서 중성자가 다른 원자핵과 부딪힐 확률이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거예요.

    문제는 압축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일어나요. 한 면에서만 강한 폭발이 일어나면 플루토늄 구는 압축되는 게 아니라 반대쪽으로 밀려나거나 찌그러져 터져버려요. 풍선을 양손으로 균일하게 누르면 작아지지만, 한쪽만 세게 누르면 반대쪽으로 삐져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랍니다. 그러면 임계질량에 도달하기 전에 물질이 흩어져 핵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해요. 이걸 불발 또는 피즐이라고 불러요.

    그래서 플루토늄 구 바깥을 32개의 폭약 조각으로 빈틈없이 감싸고, 모든 조각이 백만분의 일 초 단위로 동시에 터지도록 설계해요. 그래야 충격파가 정확히 중심을 향해 모이면서 구가 사방에서 균일하게 압축돼 밀도가 두 배 가까이 올라가거든요.

    오펜하이머 팀이 가장 고생한 부분이 바로 이 동시성이었답니다. 폭약의 모양과 기폭 시점을 조금만 어긋나게 해도 실패하는, 정밀 시계공 같은 작업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