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은 답보다 정의가 먼저입니다. 단일 전투를 며칠 안에 끝난 한 판의 회전으로 보느냐, 아니면 한 지역에서 몇 주 몇 달 이어진 작전 전체로 보느냐에 따라 답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최다 병력 전투라는 말이 자료마다 다르게 나옵니다.
작전 단위로 세면 천구백사십삼 년 여름의 쿠르스크 전투가 압도적입니다. 양측을 합쳐 사백만 명이 넘는 병력이 투입됐고, 전차와 자주포가 만삼천 대, 항공기가 만이천 대 가까이 동원됐습니다. 전차전 규모로도 역사상 최대로 꼽히는 전투고요.
스탈린그라드도 자주 거론되는데 이쪽은 사상자가 이백만에 이르렀지만 다섯 달에 걸쳐 이어진 전역에 가깝습니다. 한 판의 전투라기보다 도시 하나를 두고 벌어진 긴 소모전이라 성격이 좀 다릅니다.
반대로 하루 이틀 안에 끝난 고전적인 회전으로 좁히면 숫자가 확 줄어듭니다. 나폴레옹 시대 최대 규모였던 라이프치히 전투가 양측 합쳐 오십만에서 육십만 사이였어요. 이 정도가 산업화 이전 기준으로는 사실상 천장에 가깝습니다.
고대 기록에 나오는 백만이니 오백만이니 하는 숫자는 대부분 걸러 들으셔야 합니다. 그만한 인원을 한자리에 모으려면 먹이고 물 먹이고 배설물을 처리하는 문제가 먼저 터집니다. 사서에 적힌 큰 숫자는 대개 후대의 과장이거나 후방 인력까지 통째로 센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정리하자면 쿠르스크라고 답하되 작전 규모 기준이라는 단서를 붙이는 게 정직한 답이라고 봅니다. 저는 이런 질문에서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를 지탱한 보급 체계가 더 흥미롭더라고요. 사백만을 한 전선에 세운다는 건 그 뒤에서 철도와 공장이 그만큼 돌아갔다는 뜻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