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년대를 풍미했던 홍콩 영화가 몰락하게 된 건 복합적인 이유가 얽혀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이었어요. 반환을 앞두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오우삼 감독이나 주윤발 같은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대거 할리우드로 떠났고, 반환 이후에는 중국 당국의 깐깐한 검열이 시작되면서 홍콩 영화 특유의 자유롭고 과감한 색깔이 완전히 죽어버렸거든요. 여기에 시장이 한창 잘나갈 때 느와르나 무협 장르만 주야장천 우려먹는 소재 고갈과 자가 복제로 관객들에게 외면받기 시작했고, 조폭 조직인 삼합회가 영화계에 깊숙이 개입해 배우들을 협박하며 영화를 날림으로 찍어대니 작품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홍콩 영화의 몰락은 한 가지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아시아 금융위기, 불법 복제 증가, 할리우드 영화의 강세, 중국 시장 중심의 산업 재편 등이 겹치면서 예전 같은 전성기를 잃게 되었습니다. 특히 많은 감독과 배우들이 중국이나 해외로 진출하면서 홍콩만의 독창적인 색깔이 약해진 점도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