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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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케이스의 정신질환일까요? 궁금합니다.

성별

여성

나이대

20대

우선 저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3개월 정도 상담을 받았었습니다. 의사분은 정확히 어떤 질환인지는 판단이 어렵다며 흔치 않은 케이스라고 하셨고, 저는 그렇게 이런저런 병 의심이라고 머무는 상태가 답답하기도 하고 병원이 너무 멀어 발길을 끊었습니다.

저는 12살쯤부터 우울감이라는 걸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 병원 방문을 부탁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날붙이로 스스로 해치는 행위를 가끔씩 했고, 어느 순간부터 얼굴이 보여지는 것아 두려워 매일 검은 후드티에 마스크를 쓰고 다녔습니다. 숨이 딸려서 가슴 부근이 아려와도 벗지 않았습니다. 극단적인 사고를 가지게 되었고요.

그 이후로 21살이 된 지금까지 조금 심해지고, 조금 나아지기를 반복할 뿐입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갑자기 아무것도 못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매년 중요한 일을 앞두고 무기력감에 시달리며 이런저런 의무를 회피하면서 자책하고 괴로워하는 것이 반복되었습니다. 자해하는 습관도 여전하고요.

괜찮은 대학에 왔고, 어디 가서 멍청하단 소리 들은 적 없는 저지만 상담 하는 내내 저는 제가 너무 멍청해서 혐오스럽다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우울한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었고 내 모습으로도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인감과 무기력감 불안감 등등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치솟을 때에는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평소 세상과 동떨어진 감각을 느끼고 매일같이 내가 다룬 세상에 있는 이상적인 나의 모습을 상상하고 타인에 심히 무감했던 것으로 약간의 조현성 성격장애인지 고민도 해보았습니다. 어느 순간엔 이명이나 사소한 환청, 당장 극단적 선택의 충동을 느끼는 것이 내가 아닌 나의 다른 자아에서 강제되고있고 붙잡히는 느낌도 들어 해리같은 건지도 고민해보았습니다.

짐작이 갈 만한 질환이 있는 걸까요? 여러모로 복합적인 상태인 걸까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말씀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다만 진단은 반드시 직접 대면 평가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고, 아래 내용은 가능성에 대한 임상적 견해임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말씀하신 증상들을 정리하면 12살부터 시작된 지속적 우울감, 반복적 자해, 이인감(depersonalization), 해리 경험, 타인에 대한 무감각, 이상적 자아에 대한 반복적 공상, 사소한 환청과 이명, 극단적 충동이 외부에서 강제되는 느낌 등이 복합적으로 존재합니다.

    이 패턴을 보면 단일 진단보다는 복합적인 상태일 가능성이 높고, 담당 의사분이 "흔치 않은 케이스"라고 하신 것도 이 때문으로 보입니다.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것은 복합 외상후스트레스장애(complex PTSD)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정서적 방임(도움 요청을 거절당한 경험 등)이 반복된 경우 단순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며, 만성적 우울감, 자해, 이인감, 해리, 자기혐오가 핵심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말씀하신 "내가 아닌 다른 자아에게 붙잡히는 느낌"은 해리 증상의 전형적인 표현과 매우 가깝습니다.

    여기에 경계선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의 특성이 일부 겹쳐 있을 수 있습니다. 자해 반복, 자기혐오, 이인감, 충동성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복합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경계선 성격장애는 임상적으로 감별이 매우 어렵고 실제로 공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조현성 성격장애를 스스로 고민하셨는데, 타인에 대한 무감각과 세상과 동떨어진 감각은 일치하지만, 조현성 성격장애는 이인감이나 해리, 자해 충동보다는 순수한 사회적 철수와 감정 둔마가 중심입니다. 말씀하신 전체 그림과는 완전히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환청과 충동이 외부에서 강제되는 느낌은 정신증적 증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하지만, 현재까지의 기능 수준(대학 진학, 일상 유지)을 고려하면 완전한 정신증보다는 해리 또는 스트레스 반응성 유사정신증 증상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결론적으로 복합 외상을 기반으로 한 해리 증상, 여기에 경계선 성격 특성이 동반된 복합적인 상태가 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 있는 임상적 그림입니다. 이런 경우 단순 약물치료보다 외상 중심 심리치료(trauma-focused psychotherapy), 특히 변증법적 행동치료(DBT, dialectical behavior therapy)나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EMDR)이 근거 있는 치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진단명이 무엇이든, 지금 자해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는 신호입니다. 병원이 멀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온라인 또는 전화 상담(정신건강 위기상담 전화 1577-0199, 24시간 운영)을 병행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채택 보상으로 25.83AHT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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