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오래 앉아 계시면 치질 발생이나 악화에 분명히 영향을 줍니다. 항문 주위 정맥총은 앉은 자세에서 골반 내 압력을 그대로 받는 구조인데, 특히 배변 시 힘을 주면서 동시에 오래 앉아 있으면 그 압력이 누적되어 정맥이 늘어나고 혈류가 정체됩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10분, 15분씩 앉아 있는 습관이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변비 자체를 변기 체류 시간이 직접 만들어내는 건 아닙니다. 다만 악순환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변이 잘 안 나오니까 더 오래 앉게 되고, 오래 앉아 힘을 주다 보니 직장 점막과 항문관에 자극이 누적되고, 그러면 배변 감각 자체가 둔해지면서 다음번 배변이 더 힘들어지는 식입니다. 변비의 근본 원인은 대장 운동성 저하나 수분, 식이섬유 섭취 부족 쪽에 더 가깝지만, 화장실에서의 행동 패턴이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보조 인자가 되는 셈입니다.
실질적으로는 변의가 느껴질 때만 화장실에 가시고, 5분 정도 안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잡으시는 게 좋습니다. 변이 안 나온다고 억지로 힘을 주거나 계속 앉아서 기다리는 행동은 피하시는 게 낫습니다. 식이섬유는 하루 20그램에서 25그램 정도를 목표로 하시고, 수분 섭취와 적절한 신체 활동도 같이 병행하셔야 효과가 납니다. 만약 변비가 수 주 이상 지속되거나 변에 피가 섞이는 경우, 체중 감소가 동반되는 경우라면 대장항문외과 진료를 통해 다른 기질적 원인을 배제해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