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패턴을 보면 전형적인 알레르기 비염이 상당히 심하게 진행된 상태로 보입니다. 재채기, 코 주변 소양감, 코막힘이 동시에 오는 건 IgE 매개 반응이 주된 기전일 가능성이 높고요.
약물 이야기를 드리기 전에 한 가지 먼저 말씀드리면, 이비인후과에서 그때그때만 효과를 보셨다면 아마 항히스타민제 단독으로만 처방받으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알레르기 비염에서 현재 가장 근거가 탄탄한 1차 치료제는 비강 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입니다. Fluticasone이나 Mometasone 계열인데, 전신 흡수가 거의 없고 국소 항염 효과가 우수해서 콧속 점막의 만성 염증을 실질적으로 가라앉혀줍니다. 재채기, 소양감, 코막힘 세 가지 모두에 효과가 있어요. 다만 이게 1회 사용으로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약이 아니라, 적어도 2주에서 4주 꾸준히 써야 효과가 제대로 납니다. 이 부분을 모르고 며칠 쓰다 포기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여기에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병용하면 훨씬 효과적입니다. Cetirizine, Loratadine, Fexofenadine 같은 계열인데, 졸음이 적고 재채기·소양감 조절에 특히 효과적이에요. 코막힘이 유독 심하다면 Montelukast(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처방이 필요한 약입니다.
코 겉 피부까지 간지러우시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은 비염 자체보다 피부 쪽 알레르기 반응이 동반된 것일 수 있어서 항히스타민제가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런데 만약 코 주변 피부가 붉어지거나 습진처럼 진행된다면 피부과 진료도 한 번 고려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수술을 받으셨다고 하셨는데, 10년이 지났으면 구조적 변화나 점막 상태가 달라져 있을 수 있습니다. 증상이 이 정도면 이비인후과에서 단순 처방이 아니라 비내시경으로 현재 점막 상태 확인을 한 번 더 받아보시고, 알레르기 원인 항원 검사(피부단자검사 또는 혈청 특이 IgE)를 아직 해보지 않으셨다면 받아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원인 항원을 특정하면 면역치료(알레르기 주사 또는 설하 면역요법)도 고려할 수 있는데, 이건 장기적으로 비염 자체를 완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