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모기는 비행 능력이 아주 떨어지는 곤충입니다.
모기의 비행 속도는 시속 약 1.5~2.5km에 불과합니다. 사람이 가볍게 걷는 속도보다도 느립니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시속 3~4km(초속 1m 내외)의 아주 미세한 바람만 불어도 모기는 제대로 날지 못하고, 시속 15km(초속 약 4.2m) 이상의 바람이 불면 비행 자체를 포기합니다.
제주도의 강한 바람(특히 해안가나 산간 지역의 똥바람) 앞에서는 모기가 날아다니며 사람 피를 빠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날아가다가 바람에 휩쓸려 가버리기 때문이죠.
제주도에 바람이 아무리 강하게 불어도 24시간 내내 섬 전체에 태풍급 바람이 부는 것은 아닙니다. 모기들은 기가 막히게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바람막이 영역'을 찾아 숨어 지냅니다.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밭담, 돌담, 그리고 무성한 숲(곶자왈 등)과 수풀은 강한 바람을 막아주는 천연 방풍벽 역할을 합니다. 돌담 틈새나 풀숲 안쪽은 겉보기와 달리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모기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모기는 알을 낳을 고인 물이 필수적입니다. 제주도는 현무암 지대라 물이 잘 빠지지만, 해안가 곳곳에서 솟아나는 용천수 주변이나 중산간 지역의 고인 물, 정체된 배수로 등 모기가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존재합니다.
낮에 바람이 거세다가도 밤이나 새벽에 일시적으로 바람이 잔잔해지는 타이밍이 있습니다. 모기들은 이때를 노려 집중적으로 활동합니다.
제주도에서 바람이 정면으로 부는 해안가 절벽이나 탁 트인 들판 한가운데 서 있다면 모기에 물릴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바람을 막아주는 돌담 뒤편, 숲속, 건물 틈새, 혹은 바람이 멈춘 밤 시간에는 제주도라도 다른 지역 못지않게 모기가 극성을 부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