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제가 가족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 거주하는 22살 대학생입니다.
어렸을 적 제가 3살 즈음에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어머니께서 홀로 저를 키우시다 17살에 새 아빠가 생겨 현재는 재혼한 상태로 3명이서 한 집에 살고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가족에 대해서 너무 혼란스럽고 힘들어 적어봅니다.
최근에 어머니랑 증명사진 찍으러 부산에 가는 것으로 사소한 언쟁을 하였습니다.
사업 자금을 사기를 당해 잃어 고등학생 때부터 어머니는 굉장히 돈에 민감하셨고 제가 알바로 버는 돈 마저 매번 간섭을 하셨습니다.
사진 한장 찍겠다고 부산까지 가는 거 보면 네가 배가 불렀다고, 그거 잘 찍어줘봐야 얼마나 다르냐며 호통을 치셨구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저도 20대에 예쁜 사진 한번 찍어보고 싶은 마음에 그런 것이고, 매번 사진을 갱신해야할 때마다 서울이고 부산이고 가서 찍을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점들을 이야기 하며 언쟁을 하다
평소에 어머니가 저에게 쌓인 불만을 토로하셨습니다.
너는 가족을 뭘로 보는 거냐, 너는 엄마 입장 헤아려준 적 있냐, 대들지 마라
어릴 적부터 저를 키우기 위해 어머니는 바쁘게 돈을 벌러 다니시느라 저는 항상 혼자였습니다.
그로 인해 학창시절은 내내 애정에 대한 결핍이 컸고 하필 사회성도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하게 친척이나 주변 어른들에겐 비교질도 많이 당했고 명절에 할머니댁에 가면 통통한 체격으로 외모에 대한 지적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자존감과 자신감은 거의 바닥이었던 것 같고요.
커서도 배고파서 배달이라도 시키면 잔소리를 들을까 늘 방에 숨겨서 몰래 먹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를 좋아하던 유년기에는 먼저 장난도 쳐보는 등 애정을 요구했지만 늘 피곤하고 지친 어머니는 신경질적으로 반응한 기억이 더 많습니다.
그로 인해 어느 순간부터 점점 어머니와 대화는 물론 속 얘기를 거의 하지 않은 채 여태껏 살아왔습니다.
성격의 차이도 큰 편이고 사춘기에 입시와 더불어 심한 우울증을 겪으며 생긴 몇몇 갈등에서 부모님의 우울증을 이해하지 못하는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아 더욱 멀어지게 되었구요.
현재 재혼 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어머니는 지금에서라도 저에게 많은 관심을 주시려 하지만 저는 되려 너무 부담스럽고 싫기까지 합니다.
어머니는 나이가 드시면서 더 예민해지시고 잔소리와 간섭도 느셨습니다. 제가 그런 것에 불편한 티를 내면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 기분 나쁘냐는 식으로 말씀하시구요.
새아빠도 그냥 동거인 같은 느낌이고 딱히 가족이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서로 대학생과 자영업자이시라 대화도 없고요.
집에 와도 심리적 안정감이 들지 않고
누워서 계속 무기력한 상태입니다.
남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 게 너무도 불편하고 어렵고 뭐든 혼자 해결하고 의지하지 않는 게 익숙하고 당연하게 느낍니다.
현재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회피형 애착으로 남자친구를 힘들게 한 적도 있습니다.살면서 나에게 가족이 있다고 진심으로 느껴본 기억이 정말 거의 없습니다.
늘 혼자였고 지금은 외롭더라도 그게 차라리 편하고 좋으니까요.
명절에 어른들을 만나거나 해도 그냥 방에 틀어박혀 휴대폰만 봅니다.
그러니 어머니는 당연히 제가 가족들에게 예의 없이 군다고 생각하십니다.
너는 밖에서 더 싹싹하고 사회생활을 더 잘 하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으니까요.
틀린 말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늘 마음이 억울하고 서럽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할머니도, 어머니도, 이모도 전부 제가 잘 되야 한다고 말합니다.
엄마한테는 너 하나 뿐이라고 말합니다.
솔직하자면 저는
어머니는 새 아빠와 함께 두분이서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없는 셈 치고요.
저는 제가
좋은 딸은 아니었다는 걸 잘 압니다.
집안일도 제대로 도운 적 많지 않고 싹싹하게 군 적도 없고.
뭔갈 끝까지 해내거나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공부를 잘하지도 못했습니다.
저를 위해 혼자 열심히 먹여살리고 키워주신 은혜를 모르지 않습니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이 관계를 저는 더 이상 좋게 풀어나가고픈 의지가 전혀 생기지 않습니다.
서로 연락하지 않고 각자 살고 싶은 느낌이에요.
금전적인 부양은 무조건 할 것이지만 그냥 남처럼 살고 싶습니다.
스스로 느끼기에는 가족까지 신경 쓰기엔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정신적인 문제도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병원을 다니기엔 시간적, 금전적 여유도 없습니다.
너무도 다른 성격과 대화 없이 지내오며 쌓인 감정을 풀어보려고 애도 써봤지만 나아지는 게 없는 것 같아 그냥 이젠 내려놓고 포기하고 싶습니다.
가족을 사랑하지 못하는 죄책감도 이젠 지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도 가족이니까 제가 더 노력해야 맞는 걸까요.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요.
객관적인 시선으로 의견이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