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짙푸른재카리
정악과 민속악은 왜 이렇게 다른 분위기로 발전했나요?
국악이 궁중음악인 정악과 서민음악인 민속악으로 나뉜다고 배우는데, 왜 이 두갈래가 서로 다른 분위기와 형식으로 각각 발전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강경원 전문가입니다.
맞습니다. 다만 “정악 = 궁중음악, 민속악 = 서민음악”이라고만 이해하면 조금 단순화됩니다. 핵심은 누가 연주했느냐, 어디에서 연주했느냐, 무엇을 위해 연주했느냐가 달랐기 때문에 음악의 미학과 형식까지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1. 출발점부터 목적이 달랐습니다
**정악(正樂)**은 말 그대로 '바른 음악'이라는 뜻입니다.
왕실·관청·선비 사회 등에서 의례, 행사, 연회, 교양을 위해 연주되던 음악이 중심입니다.
대표적으로
종묘제례악
문묘제례악
궁중 연례악
영산회상
가곡·가사·시조
등이 있습니다.
이런 음악에서는 질서와 품위, 절제가 중요했습니다.
반면 민속악은 농민·상인·광대·무속인 등 민간에서 생활과 함께 발전했습니다.
판소리
산조
농악
민요
풍물
무속음악
등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서는 의례적인 규범보다는 흥, 감정, 즉흥성, 현장성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2. 그래서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부터 달라졌습니다
이것이 굉장히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정악은 대체로 느리고 여유롭습니다.
한 음을 길게 끌고, 음과 음 사이에도 상당한 공간을 둡니다.
왜냐하면 음악의 목적이 사람을 흥분시키는 것보다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질서와 품격을 표현하는 것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민속악에서는 점점 장단이 분명해지고 속도가 변화합니다.
특히 판소리나 산조에서는
느리게 → 조금 빠르게 → 빠르게
진행하면서 감정을 고조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들을 때도
정악 → 고요하고 장중함
민속악 → 역동적이고 흥겨움
이라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3. 연주자의 역할도 달랐습니다
정악에서는 전승된 선율과 형식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물론 정악에도 연주자의 미세한 표현과 시김새가 있지만, 전체적인 틀은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반면 민속악에서는 연주자의 개성이 훨씬 강하게 드러납니다.
대표적인 것이 산조입니다.
같은 가야금 산조라도
“누가 연주하느냐”
에 따라 음악의 느낌이 상당히 달라집니다.
판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리꾼이 공연장의 분위기와 관객의 반응에 따라 추임새를 주고받으며 음악을 만들어갑니다.
즉,
정악 → 전통적 틀 안에서 절제된 표현
민속악 → 틀 안에서도 연주자의 즉흥성과 개성을 적극적으로 발휘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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