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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기를 줄이는 것은 반드시 더 부지런해지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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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바빴는데 퇴근할 때 보면 가장 중요한 일이 그대로 남아 있는 날이 있습니다.

메일도 확인했고, 자료도 찾았고, 책상도 정리했고, 계획표까지 다시 만들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장 중요한 일에는 손을 대지 못했습니다.

미루기는 항상 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꽤 부지런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중요한 일에는 부담이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는 막막함,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 오래 집중해야 한다는 부담.

반면 작은 일은 비교적 통제하기 쉽습니다.

메일 하나를 지우면 끝났다는 느낌이 들고, 책상을 정리하면 바로 결과가 보입니다. 자료를 더 찾으면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행동들이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때로는 중요한 일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을 잠시 피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바쁜데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 날에는

“오늘 얼마나 많이 했지?”뿐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한 일을 돕고 있는가, 아니면 그 일을 시작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어주고 있는가?”를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행동의 양보다 행동의 기능을 보는 것입니다.

미루기를 줄이는 것은 반드시 더 부지런해지는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하며 무엇을 피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에서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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