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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세무

세입자도 없는데 세금계산서를 끊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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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회계사


오피스텔이나 상가를 임대하시는 분들이 공실일 때 꼭 물어보시는 게 있습니다. 세입자가 없어서 들어오는 돈이 한 푼도 없는데 세금계산서를 끊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공실이어도 끊어야 하는 경우가 있고, 세입자가 있어도 안 끊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준은 하나입니다. 임대료 성격의 돈이 들어왔는가.

들어온 돈이 있으면 이름이 무엇이든 끊으셔야 하고, 들어온 돈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끊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예외가 몇 개 있어서 헷갈립니다. 경우를 넷으로 나눠서 보겠습니다.

▸ 세입자도 없고 들어오는 돈도 없을 때

끊을 세금계산서가 없습니다. 거래 자체가 없으니까요.

대신 착각하시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끊을 게 없는 것과 신고를 안 해도 되는 것은 다릅니다. 사업자등록이 살아 있으면 부가세 신고는 하셔야 합니다. 매출이 0원이면 0원이라고 신고하시면 됩니다.

이걸 빠뜨리시면 신고를 안 한 것이 되어 가산세가 붙습니다. 낼 세금이 없어도 신고는 하셔야 합니다.

▸ 임대료는 안 받고 관리비만 받을 때

여기서 가장 많이 틀립니다.

세입자가 나갔는데 관리비는 계속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대료를 깎아주는 대신 관리비만 받기로 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럴 때 임대료를 안 받았으니 세금계산서도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법은 이름이 무엇이든 세입자한테서 받은 돈은 다 포함한다고 못 박아 두었습니다. 관리비라는 이름을 붙였어도 빌려준 대가로 받은 돈이면 세금계산서를 끊으셔야 합니다. (부가가치세법 제29조 제3항)

그럼 전기요금이나 수도요금처럼 세입자가 쓴 것을 대신 걷어서 그대로 내주는 돈은 어떨까요. 이건 임대료가 아니라 심부름에 가까우니 빼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실무에서 나옵니다.

문제는 법이 빼주는 항목을 아예 목록으로 정해 놓았는데, 그 목록에 이런 실비 정산분이 들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같은 조 제5항)

그래서 이 부분은 계약서를 어떻게 썼는지, 실제로 어떻게 걷고 냈는지를 보고 판단합니다. 관리비를 뭉뚱그려 한 덩어리로 받아 오셨다면 나중에 이건 실비였다고 말씀하시기가 어렵습니다. 계약서에 전기와 수도는 따로 정산한다고 적어두시고 실제로도 따로 걷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몇 달간 임대료를 안 받기로 했을 때

공실을 빨리 채우려고 처음 몇 달은 임대료 없이 쓰라는 조건을 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원칙적으로 세금계산서를 끊지 않습니다. 법이 공짜로 빌려준 것은 거래로 보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가가치세법 제12조 제2항)

그런데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결론이 뒤집힙니다.

가족이나 본인이 지배하는 법인처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상대에게 사업용 부동산을 공짜로 빌려주면, 법은 이걸 거래로 봅니다. 그리고 이때는 주변 시세만큼 임대료를 받은 것으로 쳐서 부가세를 매깁니다. (같은 조 단서, 제29조 제4항 제3호)

돈은 한 푼도 안 받았는데 세금은 나오는 상황입니다. 공실이 길어지면 일단 우리 회사가 쓰자거나 자녀 사무실로 쓰게 하자는 선택을 하시게 되는데, 여기가 걸립니다.

▸ 세입자가 사무실이 아니라 집으로 쓰고 있을 때

업무용 오피스텔로 등록해 두었는데 세입자가 실제로는 살림집으로 쓰는 경우입니다.

주택 임대에는 부가세가 붙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금계산서도 끊지 않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제26조 제1항 제12호)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건축물대장에 무엇으로 적혀 있느냐가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쓰고 있느냐로 판단한다는 점입니다.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무실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세금계산서를 끊느냐 마느냐보다 훨씬 큰 문제가 따라옵니다.

▸ 진짜 문제는 돌려받았던 부가세입니다

신축 오피스텔을 업무용으로 등록해서 분양받으셨다면 건물값에 붙은 부가세를 돌려받으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금액이 적지 않습니다.

그 환급은 이 건물을 부가세가 붙는 사업에 쓰겠다는 전제로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세입자가 집으로 쓰기 시작하면 그 전제가 깨집니다. 법은 이 경우 돌려받았던 세금을 다시 내놓게 하고 있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제10조 제1항 제1호)

공실이 길어져 조급한 마음에 주거용이라도 일단 채우자고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세금계산서 몇 장 문제와는 자릿수가 다른 금액이 걸립니다. 환급받으신 것이 있다면 이것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 한눈에 정리

세입자도 없고 받는 돈도 없다 : 안 끊습니다. 다만 신고는 하셔야 합니다.

관리비만 받는다 : 끊으셔야 합니다.

공짜로 빌려주는데 상대가 남이다 : 안 끊습니다.

공짜로 빌려주는데 상대가 가족이나 본인 회사다 : 끊으셔야 합니다. 시세대로 세금이 나옵니다.

세입자가 집으로 쓰고 있다 : 안 끊습니다. 대신 돌려받은 부가세를 다시 내야 할 수 있습니다.

▸ 확인하실 순서

공실이 생기면 이 순서로 보시면 됩니다.

첫째, 분양받거나 매입하실 때 부가세를 돌려받았는지. 금액이 가장 큽니다.

둘째, 지금 세입자가 사무실로 쓰는지 집으로 쓰는지.

셋째, 들어오는 돈이 있는지, 있다면 무슨 명목인지.

넷째, 그 상대가 가족이나 본인 회사인지.

첫째에 해당하신다면 세금계산서보다 누구에게 어떤 용도로 빌려줄지를 먼저 정리하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위 내용은 부가가치세법 제10조, 제12조, 제26조, 제29조, 제32조의 문언을 전제로 정리한 것이며, 개별 사안은 계약 형태와 실제 사용·정산 구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관리비 중 실비로 정산하는 부분은 법이 정한 제외 항목 목록에 들어 있지 않아, 계약서에 어떻게 적고 실제로 어떻게 정산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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