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의 피로 파괴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진행되나요?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피로 파괴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한 번에 부서질 만큼 크지 않은 힘이 반복되기만 해도 재료가 결국 무너진다는 점이에요. 이 현상은 균열이 생기고, 자라고, 마지막에 터지는 세 단계로 진행돼요.시작은 균열이 싹트는 단계예요. 금속은 겉으로 매끄러워 보여도 내부는 원자가 격자처럼 배열된 구조이고 곳곳에 미세한 결함이 섞여 있어요. 표면의 흠집이나 날카로운 모서리, 구멍 주변처럼 힘이 집중되는 자리가 특히 취약하거든요. 약한 힘이라도 반복해서 가해지면 이런 지점의 원자 배열이 조금씩 어긋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겨나요. 그래서 피로 균열은 거의 항상 표면이나 응력이 몰리는 모서리에서 출발해요.다음은 균열이 전진하는 단계예요. 한번 생긴 균열은 힘이 가해질 때마다 끝부분이 살짝 벌어졌다가 힘이 풀리면 다시 닫혀요. 이 열림과 닫힘이 되풀이되면서 균열 끝이 한 주기마다 아주 조금씩 안쪽으로 파고들거든요. 한 번에 나아가는 거리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훨씬 작지만 수만 번이 쌓이면 상당한 깊이가 돼요. 파단면을 살펴보면 조개껍데기처럼 생긴 줄무늬가 남아 있는데, 균열이 한 주기씩 전진한 흔적이 나이테처럼 새겨진 거예요. 사고 조사에서 이 무늬가 피로 파괴를 가려내는 결정적 단서가 된답니다.마지막은 한순간에 부러지는 단계예요. 균열이 자랄수록 실제로 힘을 받쳐주는 단면적이 점점 줄어들어요. 그러다 남은 단면이 너무 작아져서 더 이상 하중을 버티지 못하는 순간, 그때 갑자기 뚝 끊어지는 거예요. 이 최종 파단은 균열이 서서히 자라던 것과 달리 거의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눈에 띄는 사전 신호가 없어요. 피로 파괴가 특히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부러지기 직전까지 멀쩡해 보이거든요.그래서 항공기 날개나 교량, 철도 차축, 회전하는 기계 축처럼 반복 하중을 받는 구조물은 정해진 주기마다 정밀 검사를 받아요. 육안으로 안 보이는 균열을 초음파나 형광 탐상으로 미리 찾아내 최종 파단 전에 교체하는 거예요. 설계할 때도 응력이 집중되는 날카로운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서 균열이 시작될 여지를 줄이는 게 기본이랍니다 :)
4.0 (2)
응원하기
기판에서 CCL이 왜중요하고 열관리 측면에서 이 소재가 왜 중요한건가요?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CCL은 동박적층판이라고 부르는데, 이름 그대로 구리 박막을 수지 절연층에 입혀서 압착한 판이에요. PCB를 만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원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빵을 만들 때 밀가루 반죽이 출발점인 것처럼, 모든 인쇄회로기판이 이 CCL을 깎고 뚫고 쌓아서 만들어지거든요. 그래서 CCL은 기판 산업의 가장 아래에 깔린 핵심 소재예요.구조를 보면 가운데에 유리섬유에 수지를 먹여 굳힌 절연층이 있고, 그 위아래에 얇은 구리층이 붙어 있어요. 구리층은 전기 신호가 지나가는 배선이 되고, 절연층은 배선과 배선 사이에 전류가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해요.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뤄야 신호가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되거든요. CCL의 품질이 곧 기판 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CCL이 지금 이렇게 주목받는 건 AI 반도체 때문이에요. AI 가속기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는데, 신호가 빨라질수록 절연층의 성질이 까다로워져요. 신호가 절연층을 지날 때 에너지가 손실되는 정도를 유전손실이라고 하는데, 고주파 신호에서는 이 손실이 크면 신호가 일그러지고 발열이 심해지거든요. 그래서 손실이 극도로 적은 고급 수지를 쓴 저손실 CCL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요. 이런 고사양 CCL은 만들 수 있는 업체가 일본과 일부 기업에 집중돼 있어서 공급 병목이 생기고 관련 업종 주가가 뛰는 거예요.열관리 측면에서 CCL이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어요. 첫째는 방금 말한 신호 손실이 곧 열로 바뀐다는 점이에요. AI 칩은 워낙 빠르게 동작하니까 기판에서 발생하는 열도 어마어마한데, CCL의 절연 소재가 손실이 크면 그 자체가 열을 더 만들어내는 골칫거리가 돼요. 저손실 CCL을 쓰면 신호 품질도 좋아지고 발열도 줄어드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는 거예요.둘째는 CCL이 열에 얼마나 잘 버티고 열을 얼마나 잘 흘려보내느냐예요. 칩이 작동하면서 내는 열이 기판으로 전달되는데, CCL의 수지가 열에 약하면 고온에서 휘거나 부풀거나 층이 분리되는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고온에서도 형태가 변하지 않는 내열성과, 열팽창 정도가 칩과 비슷해서 온도가 올라가도 뒤틀리지 않는 치수 안정성이 중요해져요. 여기에 열을 빠르게 옆으로 퍼뜨리거나 아래로 빼주는 방열 특성까지 갖춘 CCL이 고성능 기판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어요.정리하면 CCL은 기판의 토대가 되는 소재라 기본적으로 중요하고, AI 시대에는 신호 손실을 줄여 발열을 억제하고 고온을 견디며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역할까지 떠맡으면서 그 중요성이 한층 더 커진 거랍니다. 기판 숏티지의 핵심에 고사양 CCL 공급 부족이 자리 잡고 있는 셈이에요 :)
평가
응원하기
사람들이 많이 싫어하는 과목이뭐에요.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여러 조사에서 가장 많이 싫어하는 과목으로 꼽히는 건 대체로 수학이에요.수학이 미움받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다른 과목과 달리 앞 단계를 모르면 다음 단계로 못 넘어가는 구조라서 한번 흐름을 놓치면 따라잡기가 무척 어렵거든요. 분수에서 막힌 학생이 방정식에서 더 막히고 함수에서 완전히 손을 놓아버리는 식이에요. 게다가 답이 딱 하나로 정해져 있어서 틀리면 명확하게 틀린 게 드러나니까 좌절감을 느끼기 쉬워요. 노력해도 점수가 안 오르는 경험이 쌓이면 과목 자체가 싫어지는 거예요.영어도 많이 꼽히는 편이에요. 특히 외워야 할 단어와 문법 규칙이 끝없이 나오는 데다 우리말과 어순이 달라서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과학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과목인데, 물리처럼 수학이 얽힌 분야에서 특히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고요.흥미로운 건 싫어하는 이유가 과목 자체보다 그 과목을 어떻게 만났느냐에 달린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좋은 선생님을 만나거나 한번 제대로 이해하는 경험을 하면 싫어하던 과목이 갑자기 좋아지는 일이 흔하거든요. 수학을 죽도록 싫어하다가 어느 순간 푸는 재미를 붙이는 사람도 많고요.혹시 특별히 싫어하는 과목이 있으셔서 물어보신 거라면, 어떤 부분이 힘든지 말씀해주시면 같이 풀어볼 수 있답니다 :)
평가
응원하기
PHARAO 세슘냉각원자시계에 대해서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PHARAO에 쓰이는 레이저 냉각의 핵심은 빛으로 원자를 때려서 느리게 만든다는 역설적인 발상이에요. 빛이 무언가를 식힌다는 게 직관과 어긋나는데, 온도라는 게 결국 원자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느냐의 문제라는 점을 알면 이해가 돼요. 원자의 속도를 늦추면 그게 곧 냉각이거든요.원리를 풀어보면 이래요. 빛은 알갱이인 광자로 이루어져 있고, 광자는 아주 작지만 운동량을 가지고 있어요. 달려오는 원자를 향해 정면으로 레이저를 쏘면 광자가 원자에 부딪히면서 원자의 진행 방향과 반대로 살짝 밀어내요. 야구공에 작은 알갱이를 계속 던져서 속도를 줄이는 것과 비슷해요. 광자 하나의 힘은 미미하지만 1초에 수만 번씩 때리면 원자가 눈에 띄게 느려져요.여기서 정교한 장치가 하나 들어가요. 그냥 레이저를 쏘면 원자를 향해 오는 것만 골라 때릴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요. 사이렌이 다가올 때 소리가 높아지고 멀어질 때 낮아지는 것처럼, 빛도 원자가 다가오면서 보면 진동수가 높아진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레이저 진동수를 원자가 정지해 있을 때 흡수하는 값보다 살짝 낮게 맞춰두면, 원자를 향해 달려오는 원자만 도플러 효과로 진동수가 딱 맞아 광자를 흡수하고 멀어지는 원자는 흡수하지 않아요. 결과적으로 빠르게 다가오는 원자만 골라서 제동을 거는 거예요. 이 방식으로 양쪽 여섯 방향에서 레이저를 쏘면 어느 쪽으로 움직이든 제동이 걸려서 원자 무리가 거의 멈춘 상태가 돼요.이렇게 하면 원자의 온도가 절대온도 기준 100만분의 1도 수준까지 내려가요. 우주 공간보다도 훨씬 차가운 상태예요. 원자가 이렇게 느려지는 게 왜 중요하냐면, 원자시계는 세슘 원자가 가진 고유 진동수를 세어서 시간을 재는데 원자가 빠르게 날아다니면 관측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거든요. 느려진 원자는 측정 장치 안에 오래 머물러서 진동수를 훨씬 정밀하게 셀 수 있어요.PHARAO가 우주에 올라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지상에서는 중력 때문에 냉각된 원자도 곧 아래로 떨어져버려서 관측 시간에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지상 장치는 원자를 위로 쏘아 올렸다가 떨어지는 동안 측정하는 분수 방식을 써요. 반면 무중력의 우주에서는 느려진 원자가 떨어지지 않고 거의 정지한 채로 한참을 떠 있을 수 있거든요. 관측 시간이 지상보다 훨씬 길어지니까 시계의 정밀도가 비약적으로 올라가는 거예요. PHARAO가 목표로 하는 정밀도가 수백만 년에 1초 오차 수준인데, 이게 레이저 냉각과 무중력 환경이 결합해서 가능해진 거랍니다 :)
5.0 (1)
응원하기
프린키피아에 제1장 대해 알고싶다.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프린키피아 1권 첫머리에 나오는 그 내용은 뉴턴이 미적분의 극한 개념을 기하학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이에요. 지금 헷갈리시는 같다는 표현이 바로 뉴턴 사상의 핵심이라 짚으신 지점이 정확해요.뉴턴이 말하는 같아진다는 건 두 양이 어느 순간 딱 맞아떨어진다는 뜻이 아니에요. 두 양의 차이가 한없이 0에 가까워져서, 그 어떤 작은 값보다도 더 작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예요. 이걸 뉴턴은 궁극의 비라고 불렀어요. 예를 들어 곡선에 가까워지는 직선들을 생각해보면, 직선을 곡선에 점점 붙여나갈 때 둘의 차이가 영원히 완전한 0이 되지는 않지만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작게 만들 수 있거든요. 이 한없이 가까워지는 상태를 뉴턴은 같다고 표현한 거예요.이게 가능한 이유는 극한이라는 개념 덕분이에요. 핵심은 마지막 순간의 값이 아니라 한없이 다가가는 과정에서 향하는 목표예요. 화살이 과녁에 닿기 직전 거리를 계속 반으로 줄여나가면 영원히 닿지 않을 것 같지만 그 거리가 향하는 값은 분명히 0이잖아요. 뉴턴은 도형으로 이걸 보여줬어요. 곡선 아래 넓이를 구할 때 가느다란 직사각형으로 채우면 실제 넓이와 차이가 나지만, 직사각형의 폭을 한없이 좁히면 그 차이가 사라지는 쪽으로 수렴하는 거예요.물리학적 의미가 바로 여기서 나와요. 뉴턴이 풀고 싶었던 건 매 순간 변하는 운동이었거든요. 행성은 매 순간 속도와 방향이 바뀌는데, 어느 한 찰나의 속도를 구하려면 시간 간격을 한없이 짧게 줄여야 해요. 간격이 0에 수렴하는 그 순간의 비율이 순간 속도이고, 이게 바로 미분이에요. 곡선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힘을 다루려면 이 순간순간의 변화를 포착하는 도구가 반드시 필요했던 거예요. 그래서 프린키피아 1권 도입부에서 운동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이 극한 개념부터 기하학으로 단단히 깔아둔 거랍니다.당시에는 아직 미적분 기호 체계가 자리 잡기 전이라 뉴턴이 모든 걸 도형과 비율로 증명했어요. 그래서 현대 미적분에 익숙한 눈으로 보면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지는 면이 있어요. 지금 보시는 그 부분을 요즘 표현으로 바꾸면 결국 극한의 정의 그 자체랍니다 :)
평가
응원하기
포스코 다니시는 분 혹은 관심있는 분들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철강 현장에서 쓰는 용어들이 꽤 있는데, 외부에 잘 안 알려진 것들 위주로 풀어볼게요.먼저 공정 자체를 부르는 말들이 있어요. 쇳물을 만드는 고로를 현장에서는 화입이라는 표현과 함께 쓰는데, 고로에 처음 불을 넣어 가동을 시작하는 걸 화입이라 하고 가동을 멈추는 건 휴풍이라고 해요. 고로는 한번 끄면 다시 켜기가 어마어마하게 어려워서 수십 년간 불을 끄지 않고 돌리거든요. 그래서 화입과 종풍은 고로의 일생에서 몇 번 없는 큰 행사예요.쇳물 관련 용어도 많아요. 고로에서 나온 쇳물을 용선이라 부르고, 이걸 제강 공정으로 옮기는 열차 모양 설비를 토페도카라고 해요. 생긴 게 어뢰를 닮아서 붙은 이름이에요.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떠오르는 찌꺼기는 슬래그라고 하는데, 이건 버리는 게 아니라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돼요.생산성과 관련해서는 출선비라는 말을 자주 써요. 고로가 하루에 단위 부피당 쇳물을 얼마나 뽑아내느냐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데, 이 숫자를 올리는 게 제철소의 영원한 과제거든요. 가동률을 뜻하는 조업도나, 계획 대비 실제 생산량을 따지는 달성률 같은 말도 일상적으로 오가요.품질 쪽 은어로는 불량을 통칭하는 표현들이 있어요. 표면에 흠이 생긴 걸 스캡이나 흠이라 부르고, 압연 과정에서 판이 우는 현상, 즉 평평하지 않고 물결치는 걸 형상 불량이라 해요. 작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불량이 터지는 걸 사고 났다는 식으로 표현하기도 하고요.현장 안전 관련해서는 정전 작업이나 LOTO 같은 용어도 쓰여요. 설비를 멈추고 전원을 잠근 뒤 작업한다는 건데, 거대한 설비가 돌아가는 환경이라 안전 용어가 유독 발달해 있어요.다만 제가 드린 건 업계에 공유되는 일반적인 기술 용어 위주라, 포스코 사내에서만 통하는 진짜 은어나 부서별 특수 표현은 현직자분들이 훨씬 생생하게 알고 계실 거예요. 혹시 특정 공정 쪽을 파고들고 싶으시면 제선, 제강, 압연 중 어느 단계인지 알려주시면 그쪽 용어를 더 자세히 풀어드릴 수 있답니다 :)
채택 받은 답변
평가
응원하기
반도체에서 탄소가 아닌 규소가 쓰이는 이유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질문 정확해요. 탄소와 규소가 같은 14족이라 둘 다 원자가전자가 4개이고 결합 방식도 비슷한데 왜 하필 규소가 반도체의 주인공이 됐는지, 좋은 탐구 주제예요.핵심은 탄소가 반도체로 쓰기에는 밴드갭이라는 성질이 맞지 않는다는 데 있어요. 반도체는 평소에는 전기가 안 통하다가 필요할 때 전류를 흘릴 수 있는 어중간한 성질이 생명이거든요. 이걸 결정하는 게 밴드갭인데, 전자가 자유롭게 움직이려면 뛰어넘어야 하는 에너지 문턱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 문턱이 너무 높으면 전기가 아예 안 통하는 부도체가 되고, 너무 낮으면 늘 전기가 통하는 도체가 돼요. 규소는 이 문턱이 딱 적당한 높이라 전압이나 빛으로 전자를 살짝 밀어주면 전류가 흐르고 평소엔 막혀 있는 조절이 가능해요.탄소는 같은 14족이지만 결정 구조에 따라 성질이 극단으로 갈려요. 탄소 원자들이 강하게 결합한 다이아몬드 구조는 밴드갭이 너무 커서 전기가 거의 안 통하는 부도체에 가깝고, 흑연 구조는 반대로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예요. 어중간한 반도체 영역에 머물지를 못하는 거예요. 원자 크기가 작고 결합이 워낙 단단해서 전자를 적당히 풀어주기가 어렵거든요.규소가 반도체 재료로 자리 잡은 데는 실용적인 이유도 커요. 규소는 지각에서 산소 다음으로 흔한 원소라 모래에서 추출할 수 있을 만큼 값이 싸고 양이 풍부해요. 게다가 규소를 산소와 반응시키면 표면에 산화규소라는 아주 안정적인 절연막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데, 이 막이 반도체 소자에서 전류가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핵심 역할을 해요. 이 산화막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규소를 다른 후보들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만든 거예요.탐구 보고서에 쓰신다면 밴드갭 적합성, 안정적인 산화막 형성, 풍부한 매장량과 낮은 가격 이 세 가지를 규소가 선택된 이유로 정리하시면 깔끔할 거예요. 더 깊이 들어가고 싶으시면 규소의 한계를 넘기 위해 최근 주목받는 갈륨비소나 탄화규소 같은 화합물 반도체를 비교 사례로 덧붙이면 탐구의 완성도가 높아진답니다 :)
채택 받은 답변
3.0 (2)
응원하기
비행기 날개는 왜 알루미늄으로 만들까?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정확히 짚으셨어요. 비행기 재료를 고를 때 진짜 중요한 건 절대적인 강도가 아니라 무게당 강도, 즉 비강도예요.조금 더 풀어보면 이런 거예요. 철은 분명 알루미늄보다 강하지만 밀도가 알루미늄의 약 세 배예요. 만약 비행기를 철로 만들면 같은 강도를 얻으려 해도 기체가 훨씬 무거워지는데, 비행기는 그 무게를 전부 공중에 띄워야 하잖아요. 무거워질수록 더 큰 양력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엔진을 더 키우고 연료를 더 실어야 하고, 그 연료 무게 때문에 또 무거워지는 악순환에 빠지거든요. 반면 알루미늄 합금은 철의 3분의 1 무게로도 비행에 필요한 충분한 강도를 내주니까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거예요.여기에 더해 알루미늄이 선택되는 이유가 몇 가지 더 있어요. 알루미늄은 표면이 공기와 닿으면 얇은 산화막을 스스로 만들어서 내부를 보호하기 때문에 철처럼 녹슬어 부식되지 않아요. 높은 고도의 혹독한 환경에서 오래 버텨야 하는 비행기에 잘 맞는 성질이에요. 가공도 쉬워서 복잡한 날개 형상으로 만들거나 대량 생산하기에 유리하고요. 순수 알루미늄은 무르기 때문에 구리나 아연 같은 금속을 섞은 합금 형태로 써서 강도를 끌어올린 게 항공용 알루미늄이에요.다만 요즘 최신 여객기는 알루미늄을 넘어서는 흐름으로 가고 있어요. 탄소섬유 복합재라는 소재인데 알루미늄보다도 가벼우면서 강도는 더 높거든요. 보잉 787이나 에어버스 A350 같은 기종은 동체와 날개의 절반 이상을 이 복합재로 만들어요. 그럼에도 알루미늄이 여전히 항공기의 핵심 재료인 건 가격이 합리적이고 오랜 세월 검증된 신뢰성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
평가
응원하기
미세 플라스틱도 자연상태에서 생분해가 되나요?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아주 예리한 질문인데, 핵심은 쪼개지는 것과 생분해되는 것이 완전히 다른 과정이라는 데 있어요.미세 플라스틱이 점점 더 작아지는 건 맞아요. 햇빛의 자외선, 파도의 물리적 마찰, 온도 변화 같은 힘이 플라스틱을 잘게 부수거든요. 이렇게 작은 조각으로 깨지는 걸 분해라고 부르긴 하지만, 정확히는 잘게 쪼개지는 것일 뿐이에요. 큰 빵을 부숴서 빵가루로 만드는 것과 같아요. 빵가루가 됐다고 빵이 사라진 게 아니듯, 플라스틱도 조각이 작아질 뿐 물질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는 거예요.진짜 생분해는 이것과 차원이 달라요. 생분해는 미생물이 그 물질을 먹어서 물과 이산화탄소 같은 자연의 기본 물질로 완전히 되돌려놓는 걸 말하거든요. 낙엽이나 음식물이 썩어 흙으로 돌아가는 게 생분해예요. 그런데 일반적인 플라스틱은 자연계의 미생물이 분해할 수 있는 먹이가 아니에요. 플라스틱은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 고분자라 수억 년 진화해온 미생물들이 이걸 소화할 효소를 가지고 있지 않거든요. 그래서 아무리 잘게 쪼개져도 분자 구조 자체는 끊어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는 거예요.질문하신 분자 단위로 쪼개지면 생분해 아니냐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에요. 물리적으로 잘게 부서지는 힘은 분자와 분자 사이를 떼어놓을 뿐, 분자를 이루는 탄소 사슬의 강한 결합 자체를 끊지는 못해요. 미세 플라스틱이 나노 단위까지 작아져도 그 나노 조각 하나하나는 여전히 플라스틱 분자 그대로인 거예요. 오히려 더 작아질수록 세포 안으로 침투하기 쉬워져서 생물에게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게 문제예요.다만 최근 들어 희망적인 발견도 있어요. 플라스틱을 실제로 분해하는 특정 세균이나 효소가 발견되고 있거든요. 페트병을 먹는 박테리아가 일본에서 발견된 게 대표적인데, 다만 분해 속도가 워낙 느려서 자연 상태에서 의미 있는 수준은 아직 아니에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라고 따로 판매되는 제품도 있는데, 이건 처음부터 미생물이 분해할 수 있도록 설계한 특수한 소재라 일반 플라스틱과는 다른 거예요. 그마저도 일정 온도와 습도가 갖춰진 산업용 퇴비화 시설에서만 제대로 분해되는 경우가 많고요.정리하면 자연 상태의 미세 플라스틱은 점점 작아질 뿐 생분해되지는 않아요. 수백 년이 지나도 분자는 플라스틱으로 남아 있는 거예요. 작아진다는 게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이 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그토록 골치 아픈 이유랍니다 :)
평가
응원하기
저주파 기계가 정말 살빼는데, 탄력에 도움이 되나요?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저주파 기계가 광고하는 효과를 솔직하게 짚어드리면, 살을 빼주는 효과는 거의 없고 탄력 쪽은 제한적으로만 도움이 돼요.저주파 기계의 원리부터 보면 전기 자극으로 근육을 강제로 수축시키는 거예요. EMS라고 부르는 방식인데, 우리가 운동할 때 뇌가 근육에 보내는 수축 신호를 전기로 대신 보내주는 거거든요. 그래서 가만히 있어도 근육이 움찔움찔 움직이고, 이게 운동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줘요. 원리 자체는 실제로 작동해요. 재활 치료에서 다친 근육을 회복시키거나 쓰지 못하는 근육을 자극할 때 의료용으로도 쓰이거든요.문제는 살을 빼는 메커니즘과 맞지 않는다는 거예요. 지방이 줄어들려면 몸 전체가 소모하는 열량이 섭취하는 열량보다 많아야 하는데, 저주파 자극으로 국소 근육이 수축하는 정도로는 소모되는 열량이 미미해요. 게다가 특정 부위에 자극을 준다고 그 부위 지방만 빠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뱃살에 패드를 붙인다고 뱃살만 분해되는 게 아니라, 지방은 몸 전체에서 고르게 빠지거든요. 부분 비만을 전기 자극으로 해결한다는 건 원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거예요.탄력 쪽은 이야기가 조금 달라요. 전기 자극을 꾸준히 받으면 근육이 미세하게 수축 운동을 반복하니까 근육 톤이 약간 올라가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어요. 평소 잘 안 쓰는 근육에 자극이 들어가면 살짝 단단해진 느낌을 받을 수 있거든요. 다만 이건 스스로 웨이트 운동을 했을 때 얻는 근육 발달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에요. 전기 자극만으로는 근육에 충분한 부하가 걸리지 않아서 눈에 띄는 탄력 개선까지 가기는 힘들어요.정리하면 저주파 기계는 근육을 자극한다는 원리 자체는 진짜지만, 다이어트 기구로 보기는 어렵고 가벼운 근육 톤 유지나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 용도 정도로 기대하시는 게 맞아요. 살을 빼는 게 목적이라면 결국 식단 관리와 전신 운동이 답이고, 탄력이 목적이라면 저주파보다 직접 하는 근력 운동이 훨씬 효과적이거든요. 보조 도구로 쓰는 건 괜찮지만 이것만으로 몸이 바뀌기를 기대하면 실망하실 가능성이 높답니다 :)
채택 받은 답변
5.0 (1)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