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우리나라 아파트 수명은 왜 이렇게 짧은 가요?
안녕하세요. 염정흠 과학전문가입니다.수명이 오래되면 공간구성이 요즘 생활방식에 안 맞을 수도 있고, 구조설계가 현행 기준과 너무 많이 차이가 있어서 리모델링이 점점 까다로워 지는 것 등 이유는 다양합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자본주의의 안 좋은 모습입니다. 아파트를 비롯해서 대형건축물은 주기적으로 안전점검을 받아야 하는데 그때 문제가 발견되어서 보수를 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심각하여 안전에 위협이 될 수준이라면 재건축을 해야 할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리모델링을 통해서 기존 건축물을 살리는 방안이 자원 낭비도 줄이고 가로경관도 살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경우가 적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로비를 통해서라도 재건축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얘기이지만 일각에서 실제 있는 일입니다. 현행 구조설계 기준대로라면 100년 이상 버틸 수 있는 구조기준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보면 100년을 버틸 수 있는 건축물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설정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좋은 취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불만을 표하는 의견을 들어보면 오랜 시간이 지나면 유행에도 많이 뒤쳐진다, 노후되어서 외관상 보기 안 좋을 것이다, 소유자가 바뀌면 현재 모양이 마음에 안 들어서 철거 후 신축할 수도 있다 등등 약간의 억지스러운 내용도 있습니다. (제가 건축사사무소를 하면서 구조기준이 너무 강하다고 하여 현행 기준에 대해 설명했더니 들었던 말들입니다.)그리고 철거 후 다시 건축하는게 자금도 잘 돈다는 얘기도 들어봤는데, 리모델링을 통해서도 자금이 돌 수 밖에 없습니다. 철거 후 신축보다는 적은 금액이겠지만 어쨋든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고, 공사를 위한 인력동원으로 적어도 그 기간만큼은 일자리가 생겨납니다. 설계를 잘한다면 유행에도 맞출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시장에서 하기 나름입니다. 일부 부실공사나 투기 목적에 의해서 수명이 단축되기는 하지만 제대로 하면 100년 이상 버틸 수 있는 아파트도 건축 가능합니다. 자본주의 시장 논리에 의해서 재건축 시기가 앞 당겨지고 건축물의 수명이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추가로 말씀드리자면 당시 내진설계기준도 없었고, 구조계산도 하지 않고 경험치로 구조설계 해서 지어진 건축물들 중에 50년 이상 된 것들도 튼튼하게 버티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