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딱 그 단계를 거쳐서 남 일 같지가 않네요. 물통 방식이 힘든 건 청소기 성능 문제가 아니라 결국 사람이 물 셔틀을 뛰어야 한다는 점이더라고요. 청소는 기계가 하는데 물은 내가 나르고 있으니 뭔가 손해 보는 기분도 들고요.
저는 결국 자동 급배수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제조사에서 따로 파는 전용 급배수 킷을 달아서 수도에 직결하고 오수는 배수구로 흘려보내는 방식인데, 이걸 달고 나서는 물통을 만진 기억이 거의 없어요.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걸레 손빨래하고 필터 털어주는 정도만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건 집 구조가 받쳐줘야 가능합니다. 수도 꼭지, 배수구, 전기 콘센트 이 세 가지가 한자리에 모여 있어야 하거든요. 저희 집은 다용도실 세탁기 옆이 딱 그 조건이라 거기에 스테이션을 놓았습니다. 거실 한복판에 두고 쓰시던 분들은 이 조건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꽤 많더라고요.
솔직히 단점도 있습니다. 첫째로 스테이션 자리가 수도가 있는 곳으로 고정돼서 청소 동선이 길어집니다. 둘째로 호스 연결을 대충하면 누수가 날 수 있어서 저는 첫 일주일 동안 밑에 수건 깔아두고 지켜봤어요. 셋째로 반드시 냉수에 연결해야 하고, 외부 베란다처럼 추운 곳은 결빙 위험이 있습니다. 넷째로 오수 호스를 배수 트랩에 제대로 꽂지 않으면 하수구 냄새가 올라옵니다.
당장 설치가 어려우시면 물통 방식으로도 번거로움을 꽤 줄일 수 있습니다. 앱에서 물 사용량을 최대에서 중간으로만 내려도 급수 주기가 확 늘어나고, 걸레 세척 주기를 짧게 잡아둔 설정을 조금 늘려주면 오수통 차는 속도도 느려집니다. 매일 집 전체를 돌리는 대신 사람이 자주 다니는 구역만 지정 청소로 돌리는 것도 효과가 커요.
물통 관리 자체도 작은 팁이 있는데, 오수통은 비울 때 물 한 번 헹궈서 뒤집어 말려주면 특유의 걸레 냄새가 훨씬 덜합니다. 그리고 깨끗한 물통에는 꼭 전용 세제만 넣으세요. 일반 세제나 섬유유연제를 넣으면 거품 때문에 수위 센서가 오작동하고 노즐이 막힐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물걸레를 거의 매일 돌리는 집이면 자동 급배수가 확실히 남는 장사고, 주에 두세 번 정도면 물통도 설정만 조정해서 충분히 버틸 만합니다. 저는 매일 돌리는 쪽이라 바꾸고 나서 체감이 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