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월광보합 계열 기기를 몇 번 만져봤는데, 대전격투 하실 때 답답한 이유는 거의 레버랑 버튼에 있습니다. 내장 레버가 아케이드용 마이크로스위치가 아니라 저가형 접점을 쓰는 경우가 많아서, 반원을 그리는 파동권이나 승룡권 커맨드에서 중간 방향이 한두 개씩 씹혀요. 손이 문제가 아니라 부품이 못 따라오는 겁니다.
개조는 실제로 많이들 합니다. 아케이드 레버는 대부분 5핀 하네스 규격이라, 기판에서 나오는 배선만 맞춰주면 산와덴시 JLF 계열이나 삼덕사 크라운 303 계열로 갈아끼울 수 있어요. 다만 조립형 기기는 상판이 얇아서 레버 장착판 높이가 안 맞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상판 아래에 보강판을 한 겹 대거나 마운팅 플레이트를 따로 구해서 해결합니다.
레버 성향은 취향을 좀 탑니다. 산와 JLF는 가볍고 부드러워서 요즘 격투게임에 흔히 쓰이고, 세이미츠 LS-32는 텐션이 있고 접점이 딱딱 끊겨서 방향이 또렷해요. 국내 오락실 감성은 삼덕사 쪽이 가깝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게이트 모양이 영향이 큽니다. 기본 사각 게이트가 손에 안 맞으면 팔각 게이트로만 바꿔도 회전 커맨드가 훨씬 편해지는 경우가 있어요.
버튼도 같이 보셔야 합니다. 아케이드 표준이 30mm라 산와 OBSF-30 정도로 바꾸면 연타나 동시입력 느낌이 확 달라집니다. 체감으로는 레버보다 버튼 교체가 더 싸고 효과도 빨리 옵니다.
그런데 더 간단한 길도 있습니다. 본체는 그대로 두고 USB 아케이드 스틱을 하나 물리는 거예요. 월광보합 계열은 USB 포트로 패드나 스틱을 연결할 수 있는 모델이 많아서, 인식만 되면 내장 레버는 안 쓰고 외장 스틱으로만 하시면 됩니다. 뜯는 부담이 없고 나중에 PC에 그대로 연결해 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다만 모델마다 인식 여부가 갈리니 구매 전에 본인 기기 모델명으로 한 번 검색해보시길 권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개조로도 못 고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월광보합류는 에뮬레이터 자체의 입력 지연이나 롬 상태가 제각각이라, 레버를 아무리 좋은 걸로 바꿔도 원판 오락실 기판만큼 반응이 딱 붙지는 않아요. 격투게임을 진지하게 파실 생각이면 PC나 정식 콘솔에 아케이드 스틱을 붙이는 쪽이 결국 만족도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