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상진 한의사입니다.
아이의 건강을 두고 부부간에 의견이 다르면 걱정이 크시겠지만 아내분의 선택을 한의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한의학은 질병의 원인을 단순히 특정 바이러스나 세포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몸 전체의 균형과 기혈 순환 그리고 타고난 면역력의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아내분이 아이를 한의원에 먼저 데려가려는 것은 단순히 양방을 불신해서라기보다. 아이의 몸이 스스로 병을 이겨낼 수 있는 자생력을 길러주고 성장의 기반이 되는 오장육부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는 깊은 모성애의 발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소아는 성인과 달리 장부의 기능이 아직 미숙하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이를 치미병(治未病) 즉 병이 되기 전에 미리 몸을 보하고 균형을 맞춰주는 적기로 봅니다.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키가 잘 자라지 않는 증상을 단순히 증상 완화나 호르몬의 문제로만 접근하기보다 소화 기능이 약해 영양 흡수가 안 되는지 혹은 호흡기 면역력이 떨어져 에너지가 새고 있는지를 찾아내어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인 것입니다. 한방 치료를 통해 아내분이 직접 효험을 보았다면 아이에게도 부작용이 적고 몸에 순한 자연 친화적인 방법으로 건강한 뿌리를 만들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은 지극히 자연스럽습니다.
물론 급성 고열이나 전염성 질환처럼 현대 의학의 신속한 진단과 처치가 필요한 순간이 분명히 있으므로 한의학적 치료는 아이의 전반적인 면역력과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든든한 밑거름으로 바라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내분의 선택은 아이의 몸을 더 넓고 깊은 관점에서 건강하게 키워내려는 따뜻한 지혜이므로, 두의학의 장점을 조화롭게 활용한다면 아이는 더욱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