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쓰면 생기는 노화 현상이 맞습니다. 다만 앞 답변에 나온 메인보드 건전지는 이 증상의 원인은 아니에요. 그 배터리가 다 되면 시간이 초기화되고 부팅할 때 경고 문구가 뜨는 쪽이지, 전원을 여러 번 눌러야 들어오는 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후보는 크게 셋입니다. 전원 버튼 접점, 파워서플라이, 그리고 메인보드 전원부 콘덴서요. 여기서 순서를 싼 것부터가 아니라 위험한 것부터 잡으시는 게 좋습니다. 전원 버튼은 완전히 죽어도 다른 부품에 피해를 주지 않지만, 힘이 빠진 파워서플라이는 어느 날 다른 부품까지 같이 끌고 갈 수 있거든요.
오 년에서 육 년을 쓰셨다면 파워가 첫 번째 용의자입니다. 파워 안의 콘덴서가 늙으면 전원을 넣었을 때 전압이 제대로 올라오는 데 시간이 걸리고, 메인보드가 준비 신호를 못 받아 시동이 안 걸립니다. 여러 번 누르는 사이에 겨우 조건이 맞아 켜지는 셈이에요. 이 증상이 나오면 대체로 파워부터 의심하라고들 합니다.
그래도 버튼인지 아닌지는 간단히 가릴 수 있습니다. 전원 코드를 뽑은 상태에서 옆판을 열고, 케이스 리셋 버튼 배선을 메인보드의 전원 스위치 자리에 바꿔 꽂아 보세요. 그다음 리셋 버튼으로 켰을 때 한 번에 켜지면 원래 전원 버튼이 닳은 것이고, 똑같이 여러 번 눌러야 하면 버튼은 무죄입니다.
세 번째는 눈으로 확인됩니다. 옆판을 연 김에 씨피유 소켓 주변과 이십사 핀 전원 커넥터 근처에 있는 작은 원통형 부품들의 윗면을 보세요. 평평해야 정상인데 볼록하게 부풀었거나 갈색 진물이 배어 있으면 메인보드 쪽 수명입니다.
잘못 만질까 걱정하셨는데, 코드를 뽑고 옆판을 열어 눈으로 보는 것과 콘센트를 바꿔 꽂아 보는 것은 위험이 없습니다. 다만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면 시간이 해결해 주지는 않으니, 중요한 자료부터 백업해 두시고 파워 교체를 먼저 알아보시길 권합니다. 부품값도 크지 않고 교체 난도도 높은 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