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때문일 수도 있지만, “40대가 되면 당연히 그런 것”으로 넘기기에는 조금 확인이 필요합니다. 특히 “술을 안 마셨는데도 술 마신 것처럼 취한 느낌”이 든다면 간 문제만이 아니라 어지럼, 수면 부족, 혈당, 혈압, 부정맥, 빈혈, 갑상선, 약물·영양제, 불안·과호흡, 전정기관 문제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맥주 한 캔이나 소주 반병은 양으로 보면 대략 순알코올 20 g 안팎입니다. 예전에는 괜찮았던 양이라도 수면 부족, 체중 증가, 지방간, 운동 부족, 약물 복용, 위장 상태, 탈수, 스트레스가 겹치면 숙취가 훨씬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알코올은 간에서 주로 대사되고,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하이드 등이 두통, 메스꺼움, 두근거림, 숙취감에 관여합니다.
다만 간이 나빠졌다고 해서 꼭 “조금만 마셔도 바로 취한다”는 식으로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간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을 수 있고, 진행하면 피로감, 식욕 저하, 구역, 복부 팽만, 황달, 진한 소변, 회색변, 쉽게 멍듦, 다리 부종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간 때문인지 아닌지”를 피검사로 한 번 확인하는 것이 가장 깔끔합니다.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혈액검사로 AST, ALT,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 알칼리인산분해효소, 빌리루빈, 알부민, 혈소판, 혈당, 당화혈색소, 콜레스테롤, 신장기능, 전해질, 갑상선 기능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B형·C형 간염 검사와 복부초음파를 같이 보는 정도가 적절합니다. 술을 안 마셨는데도 취한 느낌, 멍함, 어지럼이 반복되면 혈압 측정과 심전도도 같이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갑상선기능저하, 수면 부족, 수면무호흡, 빈혈, 저혈당, 혈압 변동, 부정맥은 “술 안 마셨는데도 붕 뜨고 취한 느낌”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간수치만 정상이라고 끝낼 문제는 아닙니다.
당장은 2주에서 4주 정도 완전 금주해 보세요. 이 기간에도 머리가 띵하고 취한 느낌이 반복되면 술 문제가 아니라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반대로 금주하면 거의 사라지고, 다시 마시면 바로 재현된다면 알코올 민감도 증가, 지방간, 수면·대사 상태 악화, 약물·건강보조식품과의 상호작용을 우선 의심합니다.
바로 진료가 필요한 경우는 다음입니다. 술과 무관하게 어지럼이 심해지거나 실신할 것 같음, 말이 어눌해짐, 한쪽 팔다리 힘 빠짐, 흉통·두근거림·호흡곤란, 심한 두통, 반복 구토, 검은변 또는 토혈, 눈이나 피부가 노래짐, 소변이 콜라색으로 진해짐, 배가 붓거나 다리가 붓는 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