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빵을 구울 때 겉면이 바삭해지고 구수한 향이 나는 핵심 원인은 전분의 분해와 함께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반응하는 마이아르 반응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밀가루의 주성분인 전분은 거대한 포도당 사슬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오븐 속에서 고온의 열을 받으면 이 거대 사슬이 열에 의해 뚝뚝 끊어지면서 분자량이 작은 덱스트린으로 쪼개지는 열분해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빵 표면의 수분이 급격히 증발하고 덱스트린이 단단한 유리질 구조를 형성하면서 겉면이 바삭해지는 식감이 만들어집니다.
이와 동시에 밀가루 속의 환원당과 아미노산이 고온에서 결합하는 마이아르 반응이 진행됩니다. 환원당의 카르보닐기와 단백질의 아미노기가 만나 복잡한 재배열과 축합 과정을 거치면서 멜라노이딘이라는 갈색 색소를 생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피라진이나 피롤 같은 휘발성 화합물들이 촉발되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맡는 빵 특유의 구수한 향의 실체입니다.
반면 캐러멜화 반응은 단백질 없이 오직 당류만 고온으로 가열될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설탕을 졸일 때 나는 달콤 쌉싸름한 향을 뜻합니다. 따라서 빵의 바삭함은 전분이 덱스트린으로 분해되는 과정이 담당하고, 특유의 구수한 풍미와 노릇한 색은 아미노산이 참여하는 마이아르 반응이 주도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