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성훈 내과 전문의입니다.
피부에 생긴 병변의 경우 육안적 진찰이 먼저 필요하나 아스팔트 찰과상(쓸린 상처)은 무조건 메디폼 같은 '습윤드레싱 패드'를 붙여서 촉촉하게 유지하는 게 훨씬 빨리 낫고 흉터도 안 생깁니다.
과거에는 상처를 건조시켜서 딱단단한 딱지가 앉아야 낫는다고 생각했지만 현대 의학에서는 이를 잘못된 방식으로 봅니다.
상처가 나면 몸에서 진물(삼출액)이 나오는데, 이 진물 속에는 상처를 재생시키고 새살을 돋게 하는 좋은 성장인자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상처를 말려버리면 진물이 말라붙으면서 딱지가 되는데, 이 딱지가 오히려 새살이 차오르는 길을 막아버리고 흉터를 더 깊게 만듭니다. 게다가 나중에 딱지가 떨어질 때 새살까지 같이 뜯겨 나가서 치유가 더 느려집니다.
메디폼 같은 패드는 상처 부위를 촉촉하게(습윤 상태) 덮어주어, 좋은 진물이 상처에 머물며 새살을 빠르게 채우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흉터 없이 매끄러운 새 피부가 만들어지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아스팔트에서 넘어지면 상처에 미세한 돌가루나 흙먼지가 박히는데, 이걸 그대로 두고 메디폼을 붙이면 감염이 문제가 되거나 피부 속에 문신처럼 검게 흉이 남을 수 있거 먼저 흐르는 수돗물이나 식염수로 상처를 깨끗이 씻어내기 바랍니다.
포비돈이나 알코올은 정상 세포까지 죽여서 상처 치유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진물이 많이 나거나 감염이 의심될 때만 상처 주변 위주로 살짝 소독하도록 하고, 진물이 많을 때는 연고를 바르지 말고, 물기를 닦은 맨살에 습윤 밴드를 부착하기 바랍니다. 만약, 진물이 적다면 후시딘이나 마데카솔 같은 상처 연고를 듬뿍 바르고 일반 밴드를 붙여 촉촉함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습윤 밴드를 붙이면 진물을 흡수해서 하얗게 부풀어 오르는데, 진물이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는다면 2~3일에 한 번씩만 갈아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너무 자주 바꾸면 새로 자라나는 연한 새살이 같이 떨어져 나갑니다.
만약 상처 부위가 욱신거리며 심하게 아프거나, 노란 고름이 나오고, 상처 주변 피부가 붉어지면서 열이 난다면 세균에 감염된 것일 수 있으므로 더 이상 습윤 밴드의 사용을 중단하고 즉시 정형외과나 피부과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