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원하다"는 온도가 시원하다는 뜻이 아니라 몸이 풀리는 느낌을 말하는 거예요. 우리말에서 시원하다는 원래 두 가지 뜻이 있는데, 하나는 온도가 낮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답답하던 게 확 풀려서 후련하다는 뜻입니다. 국물이 시원하다, 속이 시원하다, 등을 긁으니 시원하다 할 때가 다 두 번째 뜻이죠. 어른들이 탕에서 하는 말도 이쪽이에요.
그럼 왜 뜨거운 물에서 그 후련함이 오느냐면, 몸이 실제로 그렇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물에 들어가면 피부 혈관이 확 넓어지면서 혈액이 몰리고, 하루 종일 긴장해 있던 근육이 이완됩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어깨와 허리 근육이 늘 뭉쳐 있고 혈액순환도 느려져 있어서, 그게 한 번에 풀리는 순간 몸 안쪽에서 무거운 게 빠져나가는 느낌이 나요. 젊은 사람은 원래 뭉친 게 별로 없으니 그냥 뜨겁게만 느껴지고, 어른들은 풀릴 게 많으니 시원하다고 느끼는 거예요.
여기에 감각의 착각도 한몫합니다. 뜨거운 물에 처음 들어가면 피부의 열 감각 신경이 강하게 반응하다가 몇십 초 안에 적응해서 둔해지는데, 그 직후에 온몸의 통증과 뻐근함이 같이 가라앉으면서 뇌가 이걸 편안함으로 해석해요. 통증이 사라진 자리에 오는 이완감이 시원하다는 표현으로 나오는 겁니다. 뜨거운 국물 먹고 시원하다고 하는 것도 같은 원리예요. 뜨거운 게 식도와 위를 자극해 땀이 나고 긴장이 풀리면서 후련해지는 거죠.
정리하면 어른들이 온탕에서 시원하다고 하는 건 온도 말이 아니라 뭉친 근육과 막힌 순환이 풀리는 느낌을 말하는 거고, 그 느낌은 실제로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예요. 지금은 안 느껴지셔도 어깨가 뻐근한 날 온탕에 5분만 앉아 계시면 그 시원하다가 무슨 뜻인지 바로 아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