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어느 날 눈을 떴는데,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기억이 사라졌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름, 가족, 친구, 추억, 좋아했던 것과 싫어했던 것, 성공과 실패의 경험까지 모두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몸은 그대로이고, 다른 사람들은 당신을 예전과 같은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당신은 여전히 ‘같은 사람’일까요?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된 걸까요?”
기억이 모두 사라진다면 완전히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우선 기억은 내가 누구인지를 이어주는 핵심입니다. 하지만 몸, 성향, 감정 반응과 습관, 타인과의 관계도 나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기억이 사라지면 과거의 연속성이 사라지지만 몸과 기질이 남아 있어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럭 상실은 여전히 자신과 단절된 상태에 가깝지만 다른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