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자각몽 맞습니다. 자각몽(lucid dream)의 정의는 "꿈을 꾸는 도중 꿈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상태"이고, 조종 능력은 필수 조건이 아닙니다. 꿈인 걸 알아챘다면 그 자체로 자각몽입니다.
조종이 뜻대로 안 되는 건 오히려 굉장히 흔한 경험입니다. 수면 연구자들도 자각몽을 "인식 수준"과 "통제 수준"을 따로 구분합니다. 인식은 높은데 통제는 낮은 상태가 충분히 존재하고, 초보 자각몽 경험자일수록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억지로 통제하려는 의도 자체가 꿈의 흐름을 방해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튀어버리는 경우도 많고요.
얼굴을 바꾸려 했더니 목만 남더라 — 이건 꽤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꿈속에서 뇌는 시각 정보를 불완전하게 처리하는데, 특히 얼굴 같이 복잡한 형태를 의도적으로 변형하려 할 때 기괴하거나 단편적인 이미지로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서운 쪽으로 흘러가는 것도, 통제하려는 불안감이나 긴장이 꿈의 분위기에 반영되는 거라 봅니다. 뇌가 감정 상태를 꿈 콘텐츠로 바꿔버리는 방식이에요.
같은 경험 하는 사람 많습니다. 자각몽 커뮤니티에서도 "통제가 안 된다"는 후기는 아주 흔하고, 연습을 통해 조금씩 안정되는 경우가 많다고들 합니다. 억지로 조종하려 하기보다 꿈 안에서 그냥 관찰자처럼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꿈이 덜 요동친다고 하는데, 관심 있으면 그쪽으로 접근해보셔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