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식물이 꽃을 피우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기온만이 아닙니다. 낮의 길이, 온도, 식물호르몬, 유전자의 작용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물은 잎에 있는 빛을 감지하는 색소 단백질을 이용해 낮과 밤의 길이를 측정하며,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플로리젠이라는 개화 신호 물질을 만들어 생장점으로 보냅니다. 생장점은 이 신호를 받아 잎이나 줄기를 만드는 대신 꽃을 형성하기 시작하며, 겨울의 저온을 일정 기간 경험해야 꽃을 피우는 식물은 이러한 저온 자극을 기억하는 과정을 거친 뒤 봄이 되면 개화를 시작합니다. 이때 지베렐린과 같은 식물호르몬도 개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최근의 기후변화는 이러한 개화 메커니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특히 기온이 평년보다 빨리 오르면 일부 식물은 예년보다 일찍 꽃을 피우지만, 낮의 길이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온도와 일조 조건의 균형이 맞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또한 갑작스러운 이상 저온이 발생하면 이미 핀 꽃이 냉해를 입어 열매 생산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꽃이 피는 시기와 꽃가루받이를 담당하는 곤충의 활동 시기가 어긋나면 번식 성공률이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즉 식물은 낮의 길이, 온도, 식물호르몬, 유전자 신호를 종합하여 가장 적절한 시기에 꽃을 피우도록 진화해왔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계절의 변화 양상이 달라지면서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는 현상이 세계 여러 지역에서 관찰되고 있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