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의 커피칸타타는 어떤 내용인가요?
바흐가 커피칸타타를 만들 당시의 상황이 막 유럽에 커피가 전해진 시기라고 들었습니다ㅡ 그래서 그 커피의 유행에 맞춰 이 곡을 작곡한것 같은데, 어떤 내용인가요?
안녕하세요. 한정현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커피 칸타타'로 알려진 <칸타타 BWV211>을 작곡한 때는 1732년쯤입니다.
바흐는 아내와 사별한 뒤 재혼한 안나 막달레나와의 사이에 13명의 자녀를 두었습니다.
47세가 되어 맏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심정을 담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커피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딸과 커피를 그만 마시라고 다그치는 아버지가 승강이를 벌이며 주고받는 풍자적인 아리아가 인상적입니다.
당시 커피하우스는 여성의 출입을 금했기에 '커피 칸타타'에서 딸이 부르는 소프라노 대목을 남성 가수가 가성으로 불렀습니다.
"오, 이 커피는 너무나 달콤하구나.
천번의 키스보다 달콤하고
백포도주보다 부드럽구나!
커피마시게 해주는 남자와
결혼하면 되지.
커피, 커피야말로 내가 마셔야 할 것이야.
나를 기쁘게 하고픈 사람이 있다면 내게 커피를 따르게 하세요...."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커피 칸타타 중에서
커피를 끊지 않으면 약혼자와 결혼승낙을 하지 않겠다는 아버지의 최후통첩에 딸은 굴복하는 척하지만 재치덩이 딸은 혼인계약서에 '커피 자유 섭취 보장'이라는 조항을 슬쩍 써넣어 결혼에 성공하고 커피도 마음껏 마실 수 있는 반전을 끌어냅니다.
종교음악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바흐가 이처럼 대중을 위한 희극적 작품을 쓴 것은 '커피 애호가로서 커피에 대한 헌정'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바흐 자신도 "모닝커피가 없으면, 나는 그저 말린 염소고기에 불과하다"는 말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