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정도가 아니라 이미 구조적으로 정해진 흐름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화장률이에요. 구십년대 초만 해도 화장률이 이십 퍼센트가 안 됐는데 지금은 구십 퍼센트를 넘었습니다. 새로 생기는 봉분 자체가 거의 없다는 뜻이죠. 봉안당이나 수목장은 벌초가 필요 없으니, 앞으로 벌초 대상은 기존 묘만 남습니다.
법도 같은 방향입니다. 이천일년 이후에 새로 쓴 묘는 설치 기간이 십오년이고, 연장해도 최대 육십년까지만 유지할 수 있어요. 기간이 끝나면 화장하거나 봉안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정리되도록 설계된 제도인 셌입니다.
여기에 현실적인 문제도 겹칩니다. 묘를 관리하던 세대가 고령이 되면서 산에 오르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고, 자손들은 흘어져 살아서 한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요즘은 벌초 대행을 맡기는 집이 많습니다. 농협이나 산림조합에서 지역 단위로 받아주는데, 이것도 벌초라는 행위가 가족 행사에서 관리 서비스로 바뀜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완전히 없어지진 않을 겁니다. 이미 있는 분묘가 수백만 기라 앞으로 수십 년은 남아 있을 테고, 그 대신 개장해서 화장으로 옮기는 흐름이 더 빨라질 거예요. 벌초라는 일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벌초할 대상이 조금씩 정리되는 쪽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