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깃털 장난감을 삼킨 지 몇 시간이 지났고 지금 잘 놀고 사료도 먹고 배를 아파하지 않는다면 당장 응급상황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고양이는 실이나 끈처럼 길게 이어진 물체를 삼켰을 때 장이 주름지거나 막히는 선형 이물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깃털 자체보다 깃털에 연결된 끈이나 섬유, 장식 부품을 함께 삼켰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고양이에서는 선형 이물이 개보다 비교적 흔하고, 구토나 식욕부진만 보이다가 장 손상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어 관찰이 필요합니다.
사진처럼 깃털만 떨어져 나온 것을 네 개 삼킨 정도라면 대부분은 위장관을 지나 대변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깃털 끝의 단단한 심지, 접착제, 작은 구슬, 끈 일부가 같이 들어갔다면 위나 장을 자극하거나 걸릴 가능성이 있어 위험도가 올라갑니다. 억지로 토하게 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구토유발 처치가 개처럼 단순하지 않고, 깃털이나 장식물이 식도에 걸리거나 흡인될 위험도 있어 병원 판단 없이 집에서 시도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지금은 사료와 물을 평소처럼 먹는지, 반복 구토가 있는지, 침을 흘리거나 헛구역질을 하는지, 배를 만질 때 싫어하는지, 기운이 떨어지는지, 화장실을 정상적으로 가는지를 24시간에서 48시간 정도 집중적으로 봐주시면 됩니다. 대변에서 깃털이 확인될 수도 있지만, 반드시 눈에 보이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은 반복 구토, 식욕 저하, 침 흘림, 헛구역질, 배를 웅크리고 숨는 행동, 배를 만질 때 통증 반응, 기력 저하, 변을 못 봄, 설사나 혈변, 장난감의 끈이나 긴 섬유까지 같이 삼킨 가능성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증상이 하나라도 보이면 기다리지 말고 병원에서 복부 촉진, 엑스레이,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선형 이물은 일반 엑스레이에서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영상검사와 임상증상을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현재처럼 잘 놀고 잘 먹는 상태라면 오늘 밤은 무리하게 구토유발제를 먹이기보다 조용히 관찰하면서 장난감 조각이 더 남아 있지 않게 치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보호자분이 삼킨 양이나 재질이 불확실해서 불안하시다면, 증상이 없어도 병원에 전화로 먼저 문의하고 필요 시 진료를 받아보시는 쪽이 가장 안전합니다.
참고문헌
Nelson and Couto. Small Animal Internal Medicine, 5th edition. Gastrointestinal foreign body and linear foreign body s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