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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쿵참을성있는버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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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너무나 혐오스럽고 엄마는 미우면서도 불쌍해요. 이런 나날들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안녕하세요 올해로 고3 되는 여학생입니다.

먼저 저희 부모님은 연애 없이 선 보고 그대로 결혼까지 하셨습니다.

아빠는 시골 대학 졸업 후 쭉 막노동 하고 계시고

엄마는 중졸입니다.

어떤 분들이 저한테 부모님이 부끄럽지 않냐고 종종 물어보시는데 저는 부모님의 직업, 학력이 부끄럽진 않아요. 부끄러운건 따로 있죠.

평소 두 분 모두 술을 즐겨 마시곤 하시는데요.

술기운에 흥분해서 말다툼에서 몸싸움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너무 잦았고 어릴 땐 이런 일 때문에 삼촌, 이모, 할머니께서 저희 집까지 오셔서 엄마랑 남동생 그리고 저를 데리고 할머니댁이나 삼촌댁에 가서 지냈던 기억들이 아직도 뚜렷해요.

제 아빠는 가끔 통장으로 소소한 용돈을 보내주셨고, 제 학교가 집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거리인데 아빠가 기분 좋으실 땐 저를 학교까지 태워다 주셨었어요.

아빠의 차는 화물트럭이였지만 그마저도 좋았습니다. 저랑 동생이 아주 어릴 땐 아빠가 중고 자전거를 가져와 저희를 공터로 데려가 태워주시기도 하셨고 아빠가 일을 안 나가실 땐 다같이 뒷산에 자주 올라갔었어요. 또 생일마다 케이크도 사주셨어요. 항상 똑같은 고구마 케이크였지만 생일 날 만큼은 화목했고 그런 분위기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아빠에 대한 좋은 기억은 이게 전부에요.

아빠는 자기 자식들의 학업에 무관심했지만 기대가 크셨습니다. 밥을 먹다가 아빠가 공부 잘 하고 있냐는 질문을 하면 그 날은 꼭 채하고 말았었습니다.

아빠는 대학을 나왔다는 이유로 술만 마시면 엄마에게 무식하다, 어디서 저런게 굴러들어왔냐 등 몹쓸 소리들로 엄마의 자존감을 무너뜨렸습니다.

제 남동생에게도 손찌검과 비난을 합니다. 이제 겨우 15살인 제 동생에게요.

저희 엄마는 살기 위해 어릴 적부터 일을 하며 돈을 버셨던 분입니다. 그런 엄마가 아빠같은 사람을 만나 망가지고 술 없이 맨정신으론 살기 힘든 지경까지 왔습니다.

엄마는 제가 첫 아이라고 정말 강하게 키웠습니다.

작은 실수에도 회초리를 드셨고 본인이 만든 규율 속에서 저를 키웠습니다. 키울 형편이 되지 않아 뱃속의 아이를 둘이나 지우셨고 그 다음으로 태어난게 지금의 동생이죠. 젊었을 때의 엄마는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습니다.

그 우울증과 아빠와의 싸움으로 인한 화풀이를 항상 어렸던 저에게 토해냈습니다.

가끔은 저보고 몸이라도 팔아서 용돈을 벌라는 끔찍한 말을 할 때도 있었고, 가위로 제 손등을 수차례 내리찍거나 머리채를 잡고 현관 밖으로 내던질 때도 있었죠.

저는 엄마가 제게 했던 짓들이 용서가 되지는 않지만 엄마가 아빠와 살면서 당했던 대우를 생각하면 원망도 못 합니다. 혼자 눈물만 삼켜요.

아빠는 우리에게 가스라이팅을 하고 무차별적 폭언을 일삼고 집에서 정치질을 하는 정말 나쁜놈입니다. (ㅇ튜브 어느 실시간 방송에서 채팅으로 싸우다가 경찰서까지 다녀오셨어요.)

우리 엄마 생활비는 월 250입니다.

그마저도 아빠는 제 때 주지 않아요.

제가 초등학생 때는 아빠가 3년간 일도 안 나가고 폐인생활을 해서 엄마가 적금도 깨고 피눈물 흘리며 본인이 전부 부담해서 저와 동생을 키웠습니다.

아직도 아빠는 그 때 일을 언급하면 내가 언제 그랬냐며 되려 엄마에게 일을 다니라며 화를 냅니다.

저희 엄마는 몸이 좋지 않습니다.

젊을 때 오랫동안 서서 일을 하신 탓에 하지정맥이 심하시고 혈압도 높으셔서 약을 달고 사십니다.

아빠는 엄마와 다툴 때마다 생활비 없다, 안준다며 협박을 합니다. 그깟 250도 생활비라고 주는 양반이요. 저는 현재 알바를 하려고 준비중입니다.

현재 제 동생 학원비, 제 등하교 버스비, 우리집 식비 전부 엄마가 받은 생활비에서 나갑니다.

집세 관리세까지도요.

집은 아빠 명의로 되어있으면서.

아빠는 엄마한테 말합니다.

너한테 준 생활비 어차피 내 돈인데 내가 왜 굳이 내야하냐, 돈 벌어다 주는 것에 고마워해도 모자랄 판에.

제 아빠는 이런 사람입니다.

논리적인 척, 우월한 척, 돈 벌어다주는 가장이라는 이유로 우리를 못 살게 굴고 본인 아내를 쓰레기 취급 하는놈입니다.

저는 아빠랑 엄마가 이혼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심리학을 진로로 두고 있는데요.

어느 통증 심리학 책에서 그러더라구요.

부부싸움 사이에서 어린아이가 느끼는 스트레스는 전장 한복판에 내몰린 어른과 똑같다고.

엄마가 걱정되는 마음도 있지만

저는 제 동생이 먼저입니다.

저는 이미 어릴 적부터 엄마한테 학대 당했고

부모에게서 추가 학대를 당하고 있지만

동생만은 그런 환경에서 크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어릴때부터 항상 동생을 먼저 챙겼습니다.

어릴적 저는 샤워 하면서도 엄마한테 꼬집히고 맞았지만

어린 동생은 제가 씻겨줬었고

저는 엄마한테 맞으면서 수학 문제를 풀었지만

동생은 제가 가르쳤습니다.

뭐든 동생의 눈높이에 맞춰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릴 적 동생을 제가 다 키운 것 같아요.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말하자면

저는 엄마가 걱정되는 마음도 있지만 저와 제 동생이 느끼는 스트레스, 트라우마가 여기서 더 극화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와 동생, 엄마 셋이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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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답변이 있어요!
  • 머쓱한박새70
    머쓱한박새70

    그런 가정이 많더라구요. 옛날에 만난 어른들의 잘못된 방법들이 지금의 자녀에게 상처를 주네요. 어느 환경이든 내가 올바르게 자란다면 그 삶이 행복하겠지만 부모의 악습을 배워 나 또한 그렇게 살겠지라며 산다면 발전도 없고 반복이 되겠죠. 

    그 시절 부모는 그렇게 자랐을 수 있지만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며 사는것이 맞습니다. 지금은 힘이 없고 바꿀 능력이 되지 않지만 점차 성인이 되가며 내가 동생들을 거두고 아픈 동생을 내가 케어해주는 정도로 성장하는 것이 맞습니다. 

    힘들겠지만 힘내라고 밖에 말을 못하며 그러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며 얼마나 고되고 감정적으로 힘이들까 생각됩니다. 상담은 부모님이 받아야 하나 데든다며 뭐라하기에 이를 갈며 공부하고 성공에 매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를 바꾸려 하지말고 내가 바뀌는 것이 가장 빠른길입니다.

  • 미성년만 지나면 독립하고 일을 하시기 바랍니다 최저시급이 높기떄문에 어디든 월30 (저도 인천에 30 투룸사는중) 이면 충분합니다 셋이서 충분히 살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혼자 살아봐야 합니다 물론 나중에 변할지 모릅니다만

    빨리 독립하시기를 바랍니다 공부고 머고 다 필요없습니다

  • 먼제 죄송합니다.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가 겪어보지 못 한 상황이라서요. 다만 님 글을 읽으면서 내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 친구중에도 님과 같은 환경에서 어렵게 대학 졸업하고 지금은 대한민국 최고의 대기업에 다니고 있고 가저을 꾸린 두 아이의 아빠가 됐습니다. 제 친구지만 기특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제 친구가 저에게 한 말은 내 자식은 그렇게 키우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 친구는 부모에게 사랑을 못 받고 자라 결핍이 있습니다. 뭐 누구나 결핍은 있기만련이지만요. 과거 또는 부모는 님이 선택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미래는 님이 어떠한 결정을 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크게 바뀝니다. 그 미래를 바꾸기위해서는 엄청난 고난이 있을 것입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사랑합니다. 아름다운 세상이 열렸으면 합니다. 님을 위해 신께 오늘 기도하겠습니다.

  • 글을 읽으면서 제마음이 답답하네요~하루빨리 독립해서 동생을 데리나오세요~그런 환경에서 동생을 더 이상 두면 안 될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