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寺(사)’의 본래 발음은 ‘시’였다. 실크로드는 동서를 잇는 최초의 교역로였다. 실크로드엔 물건과 함께 경전도 실렸다. 후한(後漢) 시대에 불교가 중국에 전래되면서 서역의 스님들도 빈번하게 중원을 찾았다. 원래 ‘寺’는 외국의 사신을 맞이하던 임시 숙소였다. 그리고 역경승(譯經僧)이 사에 체류하는 주요 손님이었다. 최초의 중국 사찰이 세워지자 그 이름을 ‘백마사’라 정했다. 이후로 ‘사’는 관청을 뜻하기보다는 절을 가리키는 글자로 바뀌게 됐다. 발음이 변한 연원은 스님을 존대하는 ‘스승 사(師)’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지금도 관청을 뜻한 경우에는 시라고 발음한다.
명산에 큰 절이 세워지고 사세를 넓혀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큰 절 주변으로 작은 절이 생기게 마련이다. 본찰인 사와 구별하기 위해 작은 절에는 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와 같이 규모가 큰 대찰에는 으레 10개 이상의 산내 암자가 존재한다. 곧 암자는 큰 절에 딸린 작은 절을 가리킨다. ‘庵(암)’의 본래 의미는 ‘마을과 일정하게 떨어진 곳에 나무와 풀을 엮어 만든 임시 움막’이다. 어쩌면 ‘庵’보다는 ‘菴’이란 글자가 본래 의미에 더욱 값한다. 자(子)는 주전자 액자 따위 낱말에 나타나는 것과 같은 접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