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증상들이 따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공통 배경에서 나오는 것일 수 있습니다.
겨드랑이 쉰내가 심하고, 손발 땀이 많고, 등과 가슴 여드름까지 있다면 아포크린 땀샘(apocrine gland) 활성이 전반적으로 높은 체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포크린 땀샘은 겨드랑이, 사타구니, 귀 주변 등에 집중되어 있고 이 분비물 자체는 무취지만 피부 상재균이 분해하면서 특유의 냄새가 납니다. 여드름이 동반된다는 건 피지선 활성도 함께 높다는 의미고, 이 두 가지가 겹치면 씻어도 냄새가 쉽게 재발합니다.
말씀하신 유전자 이야기는 ABCC11 유전자 변이를 가리키는데, 이 변이가 있으면 귀지가 건식이고 아포크린 분비가 적어 체취가 거의 없습니다. 한국인의 대다수가 이 변이를 가지고 있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해당 변이가 없으면 서양인과 비슷한 수준의 체취가 날 수 있고, 그게 체질적으로 드문 편이다 보니 본인도 주변도 더 민감하게 인식하게 됩니다.
관리 방향은 세 가지입니다. 우선 겨드랑이는 일반 데오도란트보다 염화알루미늄(aluminum chloride) 계열 발한억제제(antiperspirant)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 있고, 밤에 건조한 피부에 바르는 게 기본 사용법입니다. 두 번째로 손땀과 겨드랑이 다한증이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피부과에서 이온영동치료(iontophoresis)나 보툴리눔 독소 주사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여드름과 체취가 동시에 있다면 피부 상재균 균형이 깨진 상태일 수 있어서, 항균 성분이 포함된 클렌저(벤조일퍼옥사이드 또는 살리실산 계열)를 겨드랑이와 등에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냄새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1시간씩 꼼꼼하게 씻어도 해결이 안 된다면 세정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분비 자체를 조절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피부과 외래에서 다한증과 체취를 같이 상담받으시면 보다 체계적인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