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과 같은 컴퓨터 그래픽이 발달되지 않았을 적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만들었나요?
요즘은 거의 모든 작품을 컴퓨터로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근데 어릴적 봤었던 애니메이션들은 당시 컴퓨터 사양도 그렇게 좋지 않았던 때인데.
30프레임 애니메이션 등을 어떻게 만들 수 있었던 걸까요?
하나하나 직접 손으로 그린다고 하더라도 그 미세한 움직임들 하나하나 그린다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현대와 비교해 보았을 때 그 당시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기법이 어땠는지가 궁금해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안녕하세요. 유병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과거엔 최근처럼 컴퓨터를 사용한 애니메이션은 꿈도 못꿀때였기때문에, 모든것이 수작업이었습니다.
말그대로, 아무것도 그려지지않은 빈 백지에, 감독이 스케치한 콘티를 보고 원화맨들이 원화를 그립니다. 물론, 그전에 좀더 세분화하면, 스케치느낌의 구도와 러프한 그림을 그리는 레이아웃이라는 과정이 있는데, 대개 원화맨들이 하거나 레이아웃 전문으로 잡는 원화맨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원화맨들이 그린 그림과 그림 사이동작을 동화맨들이 그려넣어줍니다.
그런데, 요즘에야 30프레임 쓰지, 그당시는 24프레임을 썼고, 그 24프레임마저도 전부 다 그리려면 비용이 많이 나가기때문에 프레임을 2콤마, 3콤마등으로 줄였습니다. 2콤마는 한그림을 2번씩 찍어서 12장을 가지고 1초를 만들어내는것을 이야기하며, 3콤마는 한그림을 3번씩 찍어서 8장을 가지고 1초를 만들어내는 방식인데, 이것조차 줄여서 1초에 2장 가지고 끝내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걸 리미티드애니메이션이라 합니다. 일본애니메이션에서 주로 사용된 방식으로, 비용절감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는데, 어느 순간에서는 오히려 이런 리미티드 방식이 스피디한 느낌을 주기도 하여 더 좋은 영상이 나올때도 있습니다.
미국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24프레임을 전부 다 그리는 풀프레임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었는데, 이 방식중에는, 움직임의 부드러움을 표현하기 위해, 실사로 움직임을 촬영한 뒤, 그 동작의 외형을 선으로 따내어 그리는 로토스코프 기법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실사가 움직이는것을 그대로 따라 그렸으니 그 움직임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부드러웠겠습니까.
다만, 이방식은 과도한 그림수가 필요하기에, 당연 비용적인 부담이 가중되는 방법인지라, 가성비에 있어서는 거의 최악급이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면에서는 과거 일본의 애니메이터들이 머릿속으로 구상한 그림을 직접 작화지에 그려내는 방식이 가성비가 뛰어났죠.
인간은 항상 뭔가 모자란 상황에서 업그레이드 된 좋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곤 하는것같습니다.
그렇게 작화지에 그려진 선화를 복사기를 통해 투명한 비닐셀에 복사하여 선을 정착시키고, 그 셀에 셀에 칠해지는 물감을 가지고 칠을 하는 컬러파트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초기시절엔, 정식 셀컬러가 귀해서, 학생들이 쓰는 포스터컬러 물감을 진하게 써서 칠하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모두 셀에서 부스러지며 분리되는 바람에 한번 촬영한 다음 다시 재촬영하는것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다죠.
그렇게 완성된 컬러가 입혀진 셀을 종이에 그린 배경그림위에 놓고 한프레임씩 카메라로 촬영을 하는 것으로 애니메이션 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촬영하는 과정에서도 당시로선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 있었죠. 빛나는 효과를 주기 위해 실제 스탠드를 투과시켜 빛나는 느낌을 내기도 하고, 배경그림과 셀의 질감차를 없애기 위해 종이에 직접 그려버리는 기법이라던가.. 창의적이면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많이 나왔던 시기였습니다.
세밀한 동작을 일일이 다 그려 표현하기는 사실상 노가다성으로 일일이 그려내면 못할것은 없었습니다만, 그게 다 시간과, 인건비가 드는 비용상승으로 이어지기때문에, 그런 고급 애니메이션의 무빙은 나오기 힘들었죠. 그 유명한 디즈니 조차도 풀프레임 애니메이션 만들고 나면, 그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면 회사 존폐위기가 올정도로 많은 비용이 투자되어야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제 다시는 과거의 수작업100%의 애니메이션은 나올수 없을것이라 보입니다.
모르죠. 만수르쯤 되는사람이 옛 애니메이션 느낌이 그립다고 돈 드는거 얼마가 들던 생각하지말고 만들어내라 하면 가능할지도... ㅎㅎ
답변이 되셨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