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동진 수의사입니다.
지금 상황은 강아지가 돌봄 담당자님을 ‘움직이는 거대한 장난감(도파민 자판기)’으로 인식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게다가 1세령의 에너지가 넘치는 혈기왕성한 수컷 꼬똥 드 툴레아(중성화 안 됨)라면 흥분도가 우주를 뚫고 나가는 것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강아지의 흥분도를 낮추고 분리불안을 완화하는 현실적인 행동 교정 팁을 정리해 드릴게요.
방문 시 '흥분 가라앉히기' (침묵의 규칙)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가실 때마다 강아지가 미친 듯이 반기고, 거기에 맞춰 바로 놀아주시는 패턴입니다. 이 패턴을 깨야 합니다.
• 무시하기 (No Touch, No Eye Contact, No Talk):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강아지가 뛰고 핥고 난리를 치면, 아는 척도 하지 마세요. 눈도 마주치지 말고, 밀쳐내지도 말고(밀치는 것도 놀이로 착각합니다), 벽을 보거나 허공을 보며 가만히 서 계세요.
• 차분해지면 보상하기: 강아지가 "어? 왜 안 놀아주지?" 하고 지쳐서 4발을 바닥에 붙이거나 앉는 순간, 그제야 아주 차분한 목소리로 "착하다" 하고 간식을 주거나 만져주세요.
• '담당자님이 오면 흥분하는 게 아니라, 얌전해져야 놀 수 있다'는 규칙을 몸으로 배우게 해야 합니다.
'몸'을 쓰는 놀이에서 '머리'를 쓰는 놀이로 전환
12시간 동안 계속 뛰어놀아 주면 강아지의 체력이 기르는 꼴이 되어 흥분도가 더 올라갑니다. 몸을 움직이는 놀이(터그, 공놀이)는 1015분만 하시고, 나머지는 뇌를 쓰는 놀이(노즈워크)로 바꾸세요.
• 입질과 핥기 대처: 입질을 하거나 과하게 핥으면 즉시 "아!" 하고 소리를 내고 방으로 들어가거나 뒤를 돌아 30초간 놀이를 중단(타임아웃)하세요.
• 갈 때쯤 노즈워크 던져주기: 갈 시간이 되었을 때 달려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기 10분 전부터 집안 곳곳에 종이에 싼 간식이나 노즈워크 장난감을 숨겨두세요. 강아지가 코를 쓰며 집중하는 사이에 조용히 문을 열고 나오셔야 합니다. 그래야 간 후에도 덜 짖습니다.
다른 강아지(질문자님 반려견)와의 만남은 '잠시 중단'
질문자님의 강아지가 으르렁거린 것은 아주 당연하고 올바른 거절 표현이었습니다. 꼬똥 아이가 매너를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들이댔기 때문입니다.
• 당분간은 격리: 꼬똥 아이가 사람에 대한 흥분도를 조절할 수 있을 때까지는 질문자님의 강아지를 데려가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중성화를 하지 않은 1세 수컷은 호르몬 때문에 다른 강아지에게 과하게 집착하거나 무례하게 들이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 사회성 기르기: "더 넓은 세상에서 친구들과 뛰놀게 하고 싶다"는 마음은 좋지만, 지금 상태로 애견카페나 운동장에 가면 다른 강아지들과 큰 싸움이 날 수 있습니다. 먼저 산책 시 멀리서 다른 강아지를 바라보고 얌전하면 간식을 주는 '둔감화 교육'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견주(주인)분과의 소통 필요
이 모든 행동의 근본적인 원인은 견주분이 평소에 산책이나 활동을 전혀 시켜주지 못해 결핍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틀에 한 번 오는 돌봄쌤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인 거죠.
• 견주분께 아이가 가고 나면 많이 짖는다는 점(분리불안 징후), 그리고 장난스러운 입질이 시작되었다는 점을 꼭 공유하세요.
• 평소에 견주분이 집을 비울 때 '오래 먹는 간식(켄넬 킵, 우드스틱, 콩장난감)'을 급여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해 보세요. 평소 혼자 있는 시간의 지루함이 해결되어야 돌봄쌤이 갔을 때의 흥분도도 낮아집니다.
요약하면,
들어갈 땐 유령처럼 무시하기 /얌전해지면 예뻐하기 \격렬한 놀이 줄이고 노즈워크(코 쓰기) 많이 하기 \나올 땐 간식 찾아 먹는 사이에 조용히 나오기.
처음 일주일은 강아지가 더 떼를 쓰고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행동 소거 격발 현상). 하지만 단호하게 무시하시면 분명히 차분해질 거예요. 힘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