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점검이 아니라 치료에 가깝고, 잠깐 뺐다 끼우는 게 아니라 오래 뽑아 두는 게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서 제일 중요한 대목은 삼 주 전입니다. 그때 먼지 청소를 하고 좋아지셨다고 하셨는데, 삼 주 만에 먼지가 다시 그만큼 쌓이지는 않거든요. 그러니 그때 좋아진 건 청소 덕이 아니라 전원을 뽑아 둔 동안 안쪽 얼음이 녹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한 번 효과를 보신 방법이라는 뜻이에요.
냉동실 뒷벽 안쪽에는 냉기를 만드는 부품이 들어 있고, 거기에 성에가 두껍게 끼면 팬이 아무리 돌아도 찬 바람이 안으로 못 나옵니다. 소리는 멀쩡히 나는데 속은 안 차가운 상태가 이때 나옵니다.
제대로 하시려면 음식을 아이스박스나 김치냉장고로 옮기시고, 코드를 뽑은 뒤 문을 활짝 열어 두세요. 최소 여덟 시간, 하루쯤 두시면 확실합니다. 다 녹으면 물기를 닦고 다시 꽂으시면 되는데, 원래 온도를 되찾는 데 하루 이틀 걸립니다. 참고로 뽑았다가 바로 꽂으면 압축기가 다시 못 돌 수 있으니 적어도 십분은 두셨다가 꽂으세요.
아이스크림이 제일 먼저 녹은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설탕과 유지방이 들어 있어서 어는 온도가 낮거든요. 그래서 냉동실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가장 먼저 물러집니다. 고기는 더 버티다 뒤늦게 티가 나고요. 말하자면 아이스크림이 온도계 노릇을 해 준 셈입니다.
다만 삼 주 만에 같은 일이 반복됐다는 게 마음에 걸립니다. 요즘 냉장고는 스스로 히터를 켜서 성에를 녹이는데, 그 히터나 온도를 재는 부품이 고장 나면 몇 주 주기로 똑같은 증상이 돌아옵니다. 지금 패턴이 딱 그 모양이에요.
그러니 얼음을 녹여 보시고 또 몇 주 뒤에 같은 일이 생기면 그때는 서비스센터를 부르시는 게 맞습니다. 그전에 문 고무 패킹 사이에 종이를 끼워 당겨 보고 쉽게 빠지는지, 냉기 나오는 구멍 앞을 음식으로 막아 두진 않았는지만 한 번 봐 주세요. 증상이 나타난 날짜와 간격을 적어 두시면 기사님 진단도 훨씬 빨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