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우울증과 거짓말의 이유
평소에도 우울증이 있었고(40대부터) 봄이 되면 특히 우울증이 더 심해지는 80대 어머니가 코로나블루로 더 우울해하십니다. 몸도 힘들고(약을 20가지 넘게 드시니) 마음도 힘드니 매우 히스테릭하시네요.
항상 자신의 처지가 가장 힘들고 괴롭다고 생각하시며 자기 연민에 빠져계셨습니다.
저희의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자식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이 거의 방목하다시피 양육을 하셨습니다. (외도와 폭력 무능한 남편에게만 집착) 본인은 절대 아니라고 하지만요.
부친이 이기적인 사람이라 자식들이 가장역할을 순서대로 해야만 했고 어머니는 우울증으로 신체화증상까지 일으키며 대외적으로 아무 것도 안 하는 핑계를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그 모든 것들은 마음 약한 자식의 몫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사돈어른들께 명절 선물 보내는 일 까지도 말이죠.
항상 자기연민에 젖어 우울해하던 습관이 40여년도 넘게 이어져 지금도 아무리 좋은 말 좋은 이야기 좋은 선물 좋은 음식 등을 드려도 단 한 번도 기뻐하거나 고마워하지 않고 그 속에서 항상 무언가를 지적하여 불평 불만을 늘어놓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선물받은 적도 맛있는 고급 요리를 먹어본 적도 여행을 간 적도 놀러간 적도 없다는 식으로 말하며 동정심을 유발합니다. 직장인이었는데도 제대로 된 옷 한벌 안 사고 집에만 계시는 엄마의 옷은 백화점 개인 디자이너 옷으로만 사 드렸는데... 옆에서 듣고 있으면 기가 막힙니다.
주변 사람들은 물론 친인척에게도 자식들의 희생에 대해 단 한 번도 얘기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식이 대출로 구매했고 자식의 명의인 집 조차 자신들의 집이라고 떠벌리고 다니고 자식들이 알아서 자신의 힘으로 결혼하고 이민간 것에 대해서도 자신들이 보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자식이 인생을 희생하며 가장역할을 한 것에 대해서도 일절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친인척들은 자식이 무능한 캥거루로 집에 얹혀 있으면서 부모를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식에 대해 이상한 말들을 해 놓은 것 같았습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친척이 갑자기 버럭한 것을 보면요)
문제는 그럼으로 인해 주변사람들은 물론 본인조차 행복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제 삶을 정리할 나이가 되었음에도 항상 누군가를 비난하고 현실에 불만 불평이고 다른 집과 비교하며 자신이 드라마의 비련의 여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능한 부모 밑에서 불행하게 자라 가장역할을 해야 했고 그런 부모를 자식처럼 챙기느라 힘들었던 자식의 입장 따위는 전혀 알려고 하지 않고 말을 하더라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십니다.
좋은 이야기 좋은 글귀 착한 사람 이야기 지구 어디에선가 죽어가는 사람들 이야기 등을 하며 엄마에게 생활 속 작은 기쁨 그리고 감사할 거리들을 찾아 매사에 감사하며 살자고 얘기하지만 하루를 못갑니다.
대체 어떻게 해야 현재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될까요? 이제 나이도 있으니 그냥 포기해야 할까요?
분리가 최선인 것 은 알고 있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