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가 일반 냉장고보다 김치를 오래 유지하는 비결은 온도 자체가 아니라 온도가 흔들리지 않는 데 있어요. 위에서 열어 냉기가 밑에 깔려 있는 구조인 데다 문을 여는 횟수가 적다는 전제로 영하 일 도 근처를 소수점 단위로 붙잡고 있거든요. 그래서 문을 하루에 몇 번씩 열고 닫는 것 자체가 김치냉장고의 장점을 조금씩 깎아먹는 행동이긴 해요. 다만 김치가 금방 상하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고, 익는 속도가 조금 빨라지고 맛이 흔들리는 수준이에요.
실제로 저희 집도 한 칸을 술이랑 음료 넣는 용도로 쓰는데, 같은 칸에 김치가 함께 있으면 여닫을 때마다 김치 표면 온도가 오르내려서 김치가 덜 아삭해지고 군내가 빨리 나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지금은 칸을 나눠 써요. 한 칸은 김치 전용으로 손을 안 대고, 다른 칸은 술과 야채용으로 자유롭게 여닫는 식이에요. 김치냉장고는 칸마다 온도를 따로 잡기 때문에 이렇게 나누면 김치 칸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아요.
만약 칸이 하나거나 나누기 어렵다면 술 넣는 칸을 김치 모드가 아니라 냉장이나 음료 모드로 바꾸시고, 김치는 김치통 뚜껑을 꼭 닫아 공기를 최대한 빼두세요. 김치가 상하는 건 온도보다 공기 접촉이 더 큰 원인이라 통만 잘 닫혀 있으면 문 여닫는 영향은 크게 줄어들어요.
정리하면 김치에게 치명적인 건 아니지만 김치 칸과 술 칸을 분리하는 게 가장 깔끔한 답이에요. 김치냉장고 술은 정말 시원해서 저도 그 맛을 포기 못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