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강아지 있는 집에 고양이 키워도 될까요
강아지가 먼저 몇년 살았을때 애기 고양이를 나중에 키워도 얘네끼리 싸운다던가 그런게 있을까요
막 서열정리 들어가려나.. 보통은 어떻게하는지 궁금하네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이동진 수의사입니다.
기존에 살던 강아지가 있는 집에 새끼 고양이를 데려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며, 실제로 많은 집사님들이 성공하는 조합 중 하나입니다. 고양이가 성묘(다 자란 고양이)일 때보다 새끼 고양이(아깽이)일 때 합사 성공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다만, 두 동물의 언어와 본능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초기 대면과 집사님의 대처가 아주 중요합니다.
진짜로 서열정리를 하나요?
강아지와 고양이 사이에는 엄격한 의미의 '서열'이 생기지 않습니다.
• 강아지: 무리 생활을 하던 동물이라 서열 개념이 있습니다. 새로 온 고양이를 '나보다 아래' 혹은 '내가 지켜야 할 무리'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 고양이: 영역 동물이며 독립 생활을 하기 때문에 애초에 무리 내 서열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고양이에게는 서열보다 "내 영역을 침범했느냐 아니냐"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치열하게 서열 싸움을 한다기보다는, 성격 차이나 소통의 오류로 인한 갈등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강아지가 반가워서 꼬리를 흔들며 다가가면, 고양이는 꼬리를 흔드는 것을 '공격 신호'로 오해해 하악질을 하거나 솜방망이를 날릴 수 있습니다.
새끼 고양이이기 때문에 가지는 장점과 위험성
장점: 뛰어난 적응력
새끼 고양이(특히 생후 2~4개월)는 사회화 시기이기 때문에 강아지를 무서운 포식자가 아니라 '덩치 큰 이상한 친구'나 ‘엄마/아빠'처럼 인식하고 쉽게 다가갑니다. 기존 강아지도 다 자란 고양이보다는 아기 고양이에게 공격성을 덜 보이고 호기심을 가질 확률이 높습니다.
위험성: 체급 차이로 인한 사고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강아지는 악의 없이 "우와! 인형이다! 같이 놀자!" 하고 발로 툭 치거나 입으로 앙 물었는데, 뼈가 약한 새끼 고양이에게는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강아지가 진돗개, 리트리버 같은 중대형견이거나 닥스훈트, 테리어처럼 사냥 본능이 강한 견종이라면 초기에 극도로 주의해야 합니다.
성공적인 합사를 위한 '보통의' 규칙
강아지가 있는 집에 고양이를 들일 때는 '단계별 격리 및 대면'이 필수입니다.
1단계: 완전 격리 (냄새 익히기)
고양이가 집에 온 첫 방에는 방 하나를 온전히 고양이 방으로 지정하고 문을 닫아둡니다. 서로 보지 못하게 한 상태에서, 강아지가 쓰던 방석과 고양이가 쓰던 수건을 교환해 서로의 냄새에 먼저 익숙해지게 합니다.
2단계: 안전문을 통한 대면 (눈인사)
방문에 투명한 안전문(펜스)을 설치하고, 문을 열어 서로를 바라보게 합니다. 이때 강아지가 너무 흥분해서 짖거나 안전문을 부수려 하면 즉시 간식으로 주의를 돌리거나 커튼으로 가려야 합니다. 강아지가 고양이를 보고도 차분하게 가만히 있을 때 폭풍 칭찬과 간식을 주세요.
3단계: 짧은 만남 (집사의 밀착 감시)
강아지에게 목줄을 채운 상태에서 같은 공간에 둡니다. 고양이가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두고, 강아지가 흥분해서 돌진하지 못하도록 목줄로 제어합니다. 하루 5분, 10분씩 시간을 늘려갑니다.
4단계: 고양이만의 대피소 만들기 (가장 중요)
집안 곳곳에 캣타워, 높은 선반 등 강아지의 발이 절대 닿지 않는 고양이만의 높은 대피소를 많이 만들어주셔야 합니다. 고양이는 위험을 느끼면 위로 올라가는 본능이 있어서, 도망칠 곳만 확실하면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습니다.
집사님이 꼭 지켜야 할 주의사항
• 밥그릇과 화장실은 철저히 분리하세요. 강아지는 고양이 사료(단백질 함량이 높아 맛있음)와 고양이 똥 을 탐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양이 밥과 화장실은 반드시 강아지가 못 가는 높은 곳이나 격리된 공간에 두세요.
• 기존 강아지를 항상 1순위로 대우해 주세요. 새 식구가 오면 강아지도 질투를 느낍니다. 간식을 주거나 예뻐할 때 항상 강아지를 먼저 챙겨주셔야 강아지가 고양이를 '내 사랑을 빼앗아 간 원수'로 보지 않습니다.
• 사람이 없을 때는 무조건 분리하세요. 두 녀석이 완전히 적응해서 같이 붙어 자기 전까지는, 외출할 때나 잠잘 때 반드시 서로 다른 공간에 격리해야 안전합니다.
현재 키우시는 강아지의 성향(평소 다른 동물에게 공격성이 있는지, 겁이 많은지 등)과 견종을 고려하셔서 천천히 진행하신다면, 나중에는 서로 그루밍을 해주며 세상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