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몇 년 쓰면 바꿔야 한다는 딱 떨어지는 숫자를 먼저 찾게 되는데요, 저도 그러다가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통계를 보면 연식보다 전기 쪽 상태가 훨씬 결정적이더라고요.
소방청 집계로 최근 5년간 냉방기기 화재가 2184건이었는데, 그중 선풍기 화재 620건 가운데 424건, 그러니까 68퍼센트 정도가 전기적 요인이었습니다. 플러그 접촉 불량, 눌리고 꺾인 코드의 합선, 한 콘센트에 여러 개 몰아 꽂아서 생기는 과부하가 대표적이고요.
그래서 저는 몇 년 됐냐보다 자면서 트는 방식이 더 위험하다고 봅니다. 밤새 예닐곱 시간을 쉬지 않고 돌리는 데다, 자다가 이불이나 수건이 뒷망을 덮어버리면 모터 열이 빠져나갈 곳이 없어지거든요. 타이머를 두 시간쯤 걸어두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확 줄어요.
교체 신호는 손으로 만져보면 대충 나옵니다. 모터가 있는 뒤쪽 몸통이 뜨끈하게 달아오르거나, 회전은 안 되고 윙 하는 소리만 커졌거나, 켤 때 탄내 비슷한 냄새가 스치면 그건 연차랑 상관없이 바로 세워두는 게 맞아요.
플러그도 같이 보세요. 날 부분이 거뭇하게 그을렸거나 코드 꺾이는 자리가 딱딱하게 굳었으면 본체가 멀쩡해도 거기서 불이 납니다. 뒷망 먼지는 한 시즌에 한 번은 뜯어서 털어주시는 게 좋고요.
정리하면 몇 년이라는 숫자보다 발열, 소리, 냄새, 코드 상태 이 네 가지가 기준입니다. 하나라도 걸리면 수리비 따지지 마시고 바꾸는 쪽이 결국 싸게 먹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