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단체행동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2020. 08. 13. 18:46

14일 의사협회가 집단휴진으로 파업을 한다고 합니다.

의사협회가 파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떤 말을 하고 싶기에 의사들이 파업을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집단휴진을 하게 되면 그 파업의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나 클 지 분간도 못하겠네요.

이런 큰 일을 시행해야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인 것 같은데,

어떤 요구사항을 의사협회가 말하는 것인지 알려주세요.


총 1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아하(Aha) 의료 분야 지식답변자 김효상 의사입니다.
질문하신 내용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답변 드립니다.

대한전공의 협의회의 입장문을 첨부하여 대답을 대신합니다.

우리나라 의료를 지키기 위한 의사 단체행동 관련 국민과 정부에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4일 저희 젊은 의사들은 의사 협회에 힘을 보태기로 다시 한번 결의하였으며, 이에 따라 국민께 걱정을 끼쳐 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송구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의료 정책을 펼쳐 국민 여러분의 세금을 낭비하고 건강을 위협했습니다.

응급실이 없어 1시간 넘게 이송하다 생명을 잃지 않도록 지역 응급의료기관을 확충해야 할 돈으로 초음파를 싸게 해 주는 선심성 정책을 썼습니다. 간단한 맹장 수술은 도서와 산간에서도 가능하도록 해야 할 돈으로 MRI를 싸게 해주는 정치적 선택을 하였습니다. 병원부터 제대로 관리하고 지정된 권역 병원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사용해야 할 돈으로 새로운 ‘학교’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감염병에 대응할 의사가 입을 방호복이나 가운, 마스크에 적절한 비용을 지원하지도 않고 코로나를 이겨내라고 하였습니다. 의공학과 기초분야에 제대로 된 일자리 마련은 민간에게 던져두고 일단 의사만 쏟아내겠다고 합니다. 심지어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항암제는 급여화하지 않으면서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은 한약에 1500억 원을 들여 급여화를 하겠다고 합니다. 당장 쌀이 없고 물이 없는데 초콜릿을 사는데 가계를 낭비합니다. 머지 않아 국민 여러분이 내야 할 건강보험료는 천정부지로 오를 것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 의대에 대한 의사 단체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증원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증원을 전제하고 의사 단체에 통보하면서 그것을 ‘대화’라 칭하고 국민에게 의사 단체를 불통처럼 보이게 합니다. 지난 7일 전공의의 목소리를 듣고도 의사를 공공재라 칭하고 일방적인 정책 하달을 하는 정부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지금 이 사태가 스스로 자초한 상황임을 깨닫지 못하고 환자는 살려야 한다는 일념하에서 필수인력에 대해 논의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의사들에게 ‘복무’를 ‘명령’하는 행태 역시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그리하여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수해 피해까지 겹쳐 국민의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을 거리로 내몬 독단적인 정부는 국민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가 의사협회가 지향하는 목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지역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의료 전달체계를 개선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정부지만 그래도 끝까지 믿었던 국민에게 돌아간 것은 보험료 인상이었습니다. 학생과 전공의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정부는 의사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학생 실습과 전공의 수련에도 손을 놓고 있었고, 그 결과 애꿎은 서남의대가 희생되어야 했습니다. 지역에서 의사들이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하며 발의한 지역의사제는 정치적인 알력다툼에 이기지 못하고 수도권까지 포함하여 반쪽 지역의사제를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오로지 환자 여러분 옆에서 진료에만 매진해왔으나 현장의 목소리가 수없이 무시되는 허망함에 이제 정부에만 믿고 맡기는 것은 의사로서 국민 여러분께 너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의 시행착오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 없게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사들의 단체 행동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없도록 하고 위급한 환자들은 반드시 치료받게 하는 건 의사가 하는 일입니다. ‘명령’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Do no harm)’는 언제나 함께하는 대원칙입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환자의 건강과 안전에 위해가 생기지 않도록 정책을 수정하는 일입니다. 정치 논리를 배제하고 튼튼한 정책을 만드는 일입니다. 정치 논리에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아서는 안 되며, 특히, 아픈 환자들에게 피해가 생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숭고한 소명을 다시 한번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앞으로 언제든지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귀를 여십시오. 통보와 명령이 아닌 대화를 하십시오. 진정성을 믿을 수 있는 담화를 하십시오. 저희는 공공재가 아닌 의사이며 국민입니다.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8월 13일

대한전공의협의회

2020. 08. 15.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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