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공기업 일 안 시켜서 안 했는데 이게 잘못일까요

안녕하세요

기술직으로 공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나이는 어린데 중고신입 입니다.)

저희 부서는 현장업무가 많습니다. 그래서 출장이 많은 편이고 사무실에서는 딱히 하는 게 없어요.

선배들은 안전 문제(사실이긴 합니다. 6개월 근속 미만 출장 자제 규정 있음)등을 이유로 저를 빼놓고 출장을 가시거나 업무를 하시는데

뭐 이러면 당연히 사무실에는 저 혼자 남겠지요?

여기 본부에 인원이 많아서 저희 사무실에도 인원이 많은데 행정직,기술직,계약직 뭐 합쳐서 30명이 넘습니다.

그런데 저만 혼자 사무실을 지키고 있으니 뭐 할 것도 없고 자격증도 딸겸 공부를 좀 하고 있었습니다.(회사가 너무 멀어서 덤으로 이직공부도 병행)

그렇게 4개월 정도 지났나?(거의 인사만 하고 묵묵히 혼자 공부)

부장님이 부르셔서 지금까지 업무한게 뭐가 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당연히 없죠.

계속 참고 계시다가 결국에 터지신 거 같더라고요. 왜 참으신 건지 저를 왜 걱정하시는지 이해는 안 가지만..

제가 여기 오래 다닐 거라고 생각하셨을까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직장생활을 너무 답답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저는 기본은 했거든요. 선을 넘은 적도 없고 일을 안 했거나 못 했거나 까먹고 실수를 했거나 하는 게 아닌 어떠한 상사로부터 지시도 없어서 안 하고 기다린 건데 이게 왜 문제일까요.

물론 알죠. 조직이다보니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하고 눈치도 봐야 하고 말 수가 적어도 말 많은척 말 많아도 말 적은척 해야하는 거 알죠. 근데 이건 뭐 개인 성격 차이 아닐까.. 70~80년도도 아니고

다른 부서원들 하고도 친하게 지낼수가 없는게 여기 기술직 사무직 직급 차등이 있긴 합니다. 그런거 무시하고 친하게 지낸다면 지내겠지만서도 아 근데 이것도 성격차이 같은데 모르겠어요. 내성적인 분들은 제 말을 이해 할 거고 외향적인 사람들은 제가 너무 튄다 이상하다 생각하시겠죠.

그니까 제 말은 제가 너무 조용한 것은 맞으나 선을 넘은 적은 없는데 왜 공개적으로 문제를 만드냐 이겁니다.

개인적으로 와서 상담을 하시는 게 아니라 완전히 저를 죄인으로 만드시더라고요.

그리고 부장님은 얼마나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하려고 그렇게 공부를 하냐 여기 회사 와서 다른 거 공부하면 그게 말이 되냐

제 자리가 구석이고 뒤가 벽이라 제 컴퓨터 화면을 볼 수가 없는데 제가 이직 공부하시는 거는 어떻게 아셨을까요

그냥 조용히 있으니 예상만 하신 걸까요

뭔가 이상하긴 했습니다.

어느 순간 같은 사무실 직원들이 뭔가 제 인사를 안 받아주는게.. 30명한테 왕따 당하는 기분이네요.

저는 아무한테도 이직한다고 말을 안 했는데 저는이직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나름대로 빵도 돌리고 과자도 돌리고 했는데 신입 때 처음이지만 돈을 많이 썼거든요. 그런건 또 다 까먹으셨겠죠 하하

아무튼 부장님은 너가 일을 안 할거 같지는 않고 선배들이 일을 안 시킨게 문제라고 자기가 얘기하겠다 하시는데 부장님이

살면서 배신(실연)을 당하신 적이 있어서 솔직한 것을 좋아하시 거든요. 그냥 솔직하게 이번 달 안으로 퇴사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차피 나갈 생각이었어요. 조만간 면접 본 거 발표도 날 거고 부장님은 솔직하게 얘기해서 고맙다 하셨습니다.

제가 잘못한 건 맞는데 이게 공개적으로 꺼내서 문제로 만들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조직이든 그렇지만 쌍방 잘못 같은데 제 잘못으로만 말씀하시는 것도 기분이 안 좋고 뭐 올 것이 왔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도서관 온 것 마냥 공부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제가 외향적이었으면 몰래몰래 공부하면서 티 안나게 잘 했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맞긴 합니다

정리하자면

입사하고 4개월 동안 자격증 공부만 몰래몰래 했습니다.

타 부서 직원들 하고 얘기한 적은 아예 없고요. (초반 일주일 정도?) 인사만 했습니다.

업무도 안 시키고 사무실에 저 혼자 있기 뭐해서 그랬습니다 사실 그러면 안 되는거 알죠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것을 공부하면서 부장님은 항상 사무실에 계시니까 질문이라도 드리던가 했어야 했는데 일을 안 주시니까 자유시간이다 좋다며 저 한테 필요한 이직공부만 했으니까요 부장님도 저 놈은 뭔데 저렇게 혼자 있는 걸 좋아하냐 직장인이 저렇게 혼자 있으면 안 심심한가 안 외로운가 분명 딴데 갈 생각이구나 했겠죠.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내향인이라 죄송합니다 부장님.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글 내용을 보면 100% 본인 잘못도 아니고, 100% 회사 잘못도 아닙니다.

    솔직히 신입이나 중고신입을 4개월 동안 사실상 방치한 건 조직의 책임도 큽니다. 일을 안 시켰는데 업무 실적이 없다고 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죠. 부장님도 그래서 "선배들이 일을 안 시킨 게 문제"라고 말한 것 같습니다.

    다만 조직에서는 "일을 주길 기다리는 것"과 "일을 찾는 것"을 다르게 봅니다. 실제로 지시가 없어도 "제가 도와드릴 일 있을까요?", "출장 못 가더라도 보고서 정리라도 해볼까요?" 같은 모습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문화에 가까워요.

    그래서 부장님이 문제 삼은 건 공부 자체보다도, 4개월 동안 업무적으로 존재감이 거의 없었던 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이직 공부는 회사 입장에서 좋게 보긴 어렵고요.

    다만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개인 면담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내용을 여러 사람 앞에서 했다면 기분이 상하는 게 당연합니다.

    글을 읽은 느낌으로는 부장님이 "미워서 공격했다"기보다는 "왜 아무 말도 안 했냐"는 답답함이 쌓여서 터진 것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퇴사 계획을 말했을 때도 고맙다고 한 걸 보면 개인적으로 악감정이 큰 것 같지는 않고요.

    결국 이번 일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하나 같습니다.

    직장에서 가장 위험한 건 실수보다도 '조용히 존재감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내향적인 성격은 잘못이 아닙니다. 다만 다음 직장에서는 일이 없더라도 가끔 먼저 질문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훨씬 편하게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생각에는 "내가 큰 잘못을 했다"기보다는 방치한 조직과, 너무 혼자 버틴 본인이 함께 만든 상황에 가깝습니다. 너무 자책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