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4분 뒤, 이 방의 산소가 차단됩니다."스피커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기계처럼 차분했다. 천재 프로파일러이자 범죄 심리학자인 강도현은 손목에 묶인 가죽 수갑을 비틀었다. 의자는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방 한가운데에는 투명한 아크릴 상자가 놓여 있고, 그 안에는 도현이 지난 3년간 추적해 온 연쇄 살인마 '퍼펫 마스터'의 마지막 범죄 일지가 들어 있었다.그리고 방 구석, 도현의 시선 끝에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열두 살 소년, 민우가 있었다."도현 씨, 당신은 평생 타인의 심리를 읽어 감옥에 넣는 법만 배웠죠." 스피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법이 구하지 못한 내 가족은? 당신의 그 알량한 두뇌로 선택해 봐요. 저 아이의 목숨을 구하고 일지를 포기할지, 아니면 일지를 챙겨 평생의 과업을 완수하고 법의 엄숙함을 증명할지."시간은 정확히 3분 30초 남았다.도현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범인의 음성 변조 패턴, 방 안의 공기 흐름, 아크릴 상자의 잠금장치 구조를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했다. 범인은 완벽주의자다. 그렇다면 이 방의 탈출구는 반드시 존재한다. 단, 범인이 생각한 '게임의 규칙'을 깨뜨려야만 했다."민우야, 정신 차려."도현이 나지막이 불렀다. 소년이 부르르 떨며 눈을 떴다. 두려움에 가득 찬 눈동자."아저씨가 시키는 대로 해. 오른쪽 벽 세 번째 타일을 세 번 두드려."민우는 겁에 질린 채 기어 가 벽을 두드렸다. 텅, 텅, 텅. 빈 소리가 났다. 배기구였다."거기를 열고 나가.""하지만 아저씨는요?""남은 산소로는 너 혼자 탈출하기에도 부족해. 어서 가."민우가 좁은 배기구 안으로 몸을 밀어 넣는 것을 보며 도현은 미소를 지었다. 남은 시간 1분. 도현은 억지로 수갑을 당겨 손목의 뼈를 탈구시켰다. 끔찍한 통증과 함께 손이 빠져나왔다. 그는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아크릴 상자를 부수고 범죄 일지를 품에 안았다.치밀하게 계산된 탈출이었다. 산소가 완전히 끊기기 직전, 도현은 민우가 열어둔 배기구 통로로 몸을 던졌다.폐건물 밖으로 탈출한 도현은 차가운 밤공기를 마시며 바닥에 쓰러졌다. 멀리서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민우는 이미 안전하게 구조되어 구급차에 타고 있었다.도현은 품에서 피가 묻은 범죄 일지를 꺼냈다. '퍼펫 마스터'의 모든 범죄 기록과 다음 타겟이 적혀 있을 비밀 장부였다. 치열한 두뇌 싸움 끝에 마침내 그를 잡을 열쇠를 손에 쥔 것이다.도현이 떨리는 손으로 첫 페이지를 넘겼다.하지만 일지의 첫 장에는 예상치 못한 문장이 비뚤비뚤한 어린아이의 글씨로 적혀 있었다.[ 아저씨, 약속대로 제 방에 있던 일지를 찾으러 와주셨네요. ] 님이 원하는 소설일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