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는 그릇을 데우는 기계가 아니라 음식 속의 물을 흔들어 데우는 기계입니다. 그래서 그릇이 뜨거워지는 정도가 그릇마다 다른 건, 그릇이 열을 얻는 경로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음식에서 옮겨온 열입니다. 유리나 도자기는 전파를 거의 먹지 않지만 열은 잘 전달해서, 국물이나 소스가 닿은 부분부터 빠르게 뜨거워집니다. 이건 그릇 잘못이 아니라 당연한 현상이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두 번째는 그릇 자체가 전파를 먹는 경우입니다. 도자기나 플라스틱은 겉보기에 말라 있어도 안쪽에 아주 작은 수분이 남아 있고, 그 수분이 전파에 흔들리면서 열을 냅니다. 낮은 온도로 구운 도기나 오래 써서 실금이 간 그릇은 물을 더 머금고 있어서 유독 뜨거워집니다.
세 번째는 무늬나 유약에 금속 성분이 섞인 경우입니다. 금테나 은테가 둘린 그릇은 불꽃이 튀기도 하고, 화려한 그림이 들어간 그릇이 유난히 뜨거워진다면 대개 여기에 해당합니다.
내 그릇이 어느 쪽인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빈 전자레인지는 돌리면 안 되니, 물을 반쯤 담은 컵과 빈 그릇을 같이 넣고 일 분만 돌려 보세요. 물은 뜨겁고 그릇은 미지근하면 안전한 그릇이고, 그릇이 손대기 힘들 만큼 뜨거우면 전자레인지용이 아닙니다.
깨지는 이유는 열 자체보다 온도 차이입니다. 안쪽은 뜨겁고 바깥쪽은 차가우면 늘어나는 정도가 달라져서 그 경계에 금이 갑니다. 그래서 냉장고에서 막 꺼낸 그릇을 오래 돌리거나, 꺼내자마자 찬물에 담그는 것이 제일 위험합니다.
정리하면 뜨거워지는 그릇은 한 번에 오래 돌리지 마시고, 삼십 초씩 나눠 돌리면서 중간에 한 번 저어 주시는 게 안전합니다. 바닥에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가 있는지도 한 번 보시고, 없는 그릇은 유리나 도자기라도 데우는 용도로는 피하시는 편이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