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종이가 건조한 날에 더 잘 찢어지는 이유는 종이를 이루는 섬유질의 유연성 차이 때문이에요. 질문하신 것처럼 물을 머금으면 흐물거려지는 것은 맞지만, '찢어지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답니다.
종이는 나무에서 뽑아낸 가느다란 셀룰로오스 섬유들이 서로 엉겨 붙어 만들어지는데, 습도가 적당하면 이 섬유들이 수분을 머금어 부드럽고 질긴 상태를 유지해요. 하지만 날이 건조해지면 섬유 속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종이가 딱딱하고 취성(깨지기 쉬운 성질)이 강해집니다. 마치 마른 나뭇가지가 생나무보다 툭 하고 쉽게 부러지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반대로 종이가 물을 머금으면 섬유 사이의 결합력이 약해져서 형태가 쉽게 뭉개지거나 흐물거리게 돼요. 이때는 깔끔하게 '찢어지는' 게 아니라 섬유가 풀리면서 지저분하게 '뜯어지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쾌하게 쫙 찢어지는 현상은 섬유가 바싹 말라 단단해진 건조한 날에 더 잘 일어나는 것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