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가 기회주의자의 대명사가 된 것은 이솝 우화의 '박쥐와 족제비' 혹은 '짐승과 새의 전쟁' 이야기에서 유래된 측면이 매우 큽니다. 우화 속 박쥐는 짐승이 이길 때는 "나는 쥐와 닮았다"며 짐승 편에 서고, 새가 이길 때는 "나는 날개가 있다"며 새 편에 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다 결국 양쪽 모두에게 외면당하게 됩니다. 이러한 문학적 비유와 함께, 낮에는 숨어 지내고 밤에만 활동하는 습성이나 털이 난 몸에 날개가 달린 기이한 생김새가 과거 사람들에게 불길하고 정체성이 모호한 동물로 각인되었습니다. 결국 생물학적 특징보다는 문화적 서사 속에서 자신의 이익에 따라 소속을 바꾸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지며 오늘날까지 비유적으로 쓰이게 된 것입니다.